대기업 틈바구니서… '1000억 벤처' 500곳 넘었다
입력 : 2017.09.25 22:16
[작년 513곳 등록 사상 최다]
독자 특허·원천 기술로 무장
대기업 의존 크게 줄이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더 높아
'1兆 벤처'는 6→4곳으로 줄어
주름 개선 치료제를 만드는 충북 청주의 메디톡스는 지난해 매출 1330억원을 기록하며 창업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2008년 매출 100억원을 넘긴 지 8년 만에 10배 이상 '퀀텀 점프'에 성공한 것이다. 대학교수 출신인 정현호(55) 대표는 "기술력을 믿고 10년 이상 버티니 길이 열렸다"면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보톡스 분야 세계 1위 기업 앨러간에 기술을 수출하면서 로열티 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벤처기업 출신으로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한 '1000억 벤처기업'들이 지난해 500곳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5일 "매출 1000억원 넘는 국내 벤처기업 숫자가 지난해 513개를 기록했으며, 증가 폭도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기업 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가운데, 잠재력을 갖춘 벤처 기업들이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하나 둘 꽃 피우며 우리 경제 전체에 새로운 활력(活力)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1000억 벤처기업의 전체 직원 규모는 19만3490명으로 2015년보다 8% 이상 증가해 '고용없는 성장' 단계에 들어간 대기업들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1998년 벤처확인 제도 시행 후 벤처 확인을 받은 6만13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의료·정밀·광학·화장품 벤처가 성장 주도"
업종별로는 의료·정밀·광학기기, 세제·화장품 분야에서 가장 많은 1000억 벤처기업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매출 1000억 대열에 진입한 58개 기업 중 12개는 반도체 장비나 광학 정밀 기기 회사로 나타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활황(活況)을 맞으면서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10년 설립된 LCD(액정표시장치) 부품 기업 글로텍은 LCD용 초박막 광학시트 분야에서 기존 0.6㎜이던 두께를 0.33㎜로 줄인 제품을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이 회사 최수 대표는 "직원 20명으로 시작해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3~4년 동안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지만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벤처기업 출신으로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한 '1000억 벤처기업'들이 지난해 500곳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5일 "매출 1000억원 넘는 국내 벤처기업 숫자가 지난해 513개를 기록했으며, 증가 폭도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기업 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가운데, 잠재력을 갖춘 벤처 기업들이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하나 둘 꽃 피우며 우리 경제 전체에 새로운 활력(活力)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1000억 벤처기업의 전체 직원 규모는 19만3490명으로 2015년보다 8% 이상 증가해 '고용없는 성장' 단계에 들어간 대기업들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1998년 벤처확인 제도 시행 후 벤처 확인을 받은 6만13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의료·정밀·광학·화장품 벤처가 성장 주도"
업종별로는 의료·정밀·광학기기, 세제·화장품 분야에서 가장 많은 1000억 벤처기업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매출 1000억 대열에 진입한 58개 기업 중 12개는 반도체 장비나 광학 정밀 기기 회사로 나타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활황(活況)을 맞으면서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10년 설립된 LCD(액정표시장치) 부품 기업 글로텍은 LCD용 초박막 광학시트 분야에서 기존 0.6㎜이던 두께를 0.33㎜로 줄인 제품을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이 회사 최수 대표는 "직원 20명으로 시작해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3~4년 동안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지만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화장품 기업들은 동남아시아·중동·유럽 지역으로 진출 지역을 넓힌 것이 성공 요인으로 지목됐다. 씨티케이코스메틱스는 '사드 보복'으로 인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고전할 때, 에스티로더·디올 등 명품 화장품 회사의 개발과 디자인을 맡아 글로벌 명품 화장품 시장을 개척하면서 2015년 610억원에서 지난해 1339억원으로 매출을 배 이상 키웠다.
◇대기업 의존 준 것도 긍정적…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은 감소
1000억 벤처기업들의 대기업 의존도가 크게 줄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 매출이 절반 이상인 기업은 30.1%(2010년)에서 23.1%(2015년)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영구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실장은 "독창적인 사업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춘 벤처 기업들이 점점 대기업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0억 벤처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8.1%)도 국내 대기업(6.1%)이나 일반 중소기업(6%)보다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네오플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86.6%에 달했고,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77.2%), 메디톡스(60%)도 최상위권에 포함됐다.
하지만 매출 1000억원 기업이 매출 1조원을 넘는 데에는 여전히 난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은 네이버, 코웨이(가정용 가전렌털), 유라코퍼레이션(자동차부품), 성우하이텍(기계설비) 4개로 2015년 6개에서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조선업 불황으로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는 STX중공업 매출이 1조원 이하로 떨어졌고, 셋톱박스 전문 기업 휴맥스도 북미 수출 부진으로 1조 그룹에서 이름이 빠졌다.
전체적으로 1000억 벤처기업의 69%가 매출 1000억~2000억원 사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기업들을 한 단계 더 도약하게 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등장한 셈이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중소기업학회장)는 "국내 벤처 기업들이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대기업이 공략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노린 것도 주효했다"며 "미국의 '유니콘'에 해당하는 기업가치 1조원(10억달러) 이상 벤처 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의존 준 것도 긍정적…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은 감소
1000억 벤처기업들의 대기업 의존도가 크게 줄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 매출이 절반 이상인 기업은 30.1%(2010년)에서 23.1%(2015년)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영구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실장은 "독창적인 사업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춘 벤처 기업들이 점점 대기업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0억 벤처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8.1%)도 국내 대기업(6.1%)이나 일반 중소기업(6%)보다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네오플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86.6%에 달했고,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77.2%), 메디톡스(60%)도 최상위권에 포함됐다.
하지만 매출 1000억원 기업이 매출 1조원을 넘는 데에는 여전히 난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은 네이버, 코웨이(가정용 가전렌털), 유라코퍼레이션(자동차부품), 성우하이텍(기계설비) 4개로 2015년 6개에서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조선업 불황으로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는 STX중공업 매출이 1조원 이하로 떨어졌고, 셋톱박스 전문 기업 휴맥스도 북미 수출 부진으로 1조 그룹에서 이름이 빠졌다.
전체적으로 1000억 벤처기업의 69%가 매출 1000억~2000억원 사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기업들을 한 단계 더 도약하게 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등장한 셈이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중소기업학회장)는 "국내 벤처 기업들이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대기업이 공략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노린 것도 주효했다"며 "미국의 '유니콘'에 해당하는 기업가치 1조원(10억달러) 이상 벤처 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