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 살아 움직인다

지난달 배우 안재욱(46)이 웹툰 '애완견의 법칙' 더빙을 맡는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만화계는 술렁였다. 사문영·강수진·소연 등 유명 성우들이 가세해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겨 연재하는 첫 플랫폼이 등장한 것이다.

지난달 21일 '툰봐 툰바'를 론칭한 김승준(50) 성우는 "다음웹툰·코미코 등과 계약해 '모럴센스' '트리니티 원더' 같은 인기 웹툰을 편당 4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요일별로 연재한다"며 "원작 없이 제작할 때보다 비용이 4분의 1 수준이고 기존 웹툰의 인지도 덕에 독자 유입이 쉽다"고 말했다.

웹툰이 움직이고 있다. 대형 포털사이트도 움직였다. 지난 20일 '웹툰 플레이'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는 '대학일기' 등의 웹툰에 전문 성우의 목소리를 입혀 1~3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연재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 30분 이상이었던 애니메이션 분량을 10분의 1로 줄인 스낵 컬처 시장을 파고든 것"이라고 말했다.

5분 미만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웹툰은 이른바 '투니메이션' '스낵 애니' 등으로 불리고 있다. 과거 '와라 편의점!' '마음의 소리' 등 인기 웹툰이 간헐적으로 애니메이션화된 적은 있지만 여러 플랫폼이 앞다퉈 연재를 시작한 건 새로운 흐름이다.

기존 웹툰을 거치지 않고 곧장 움직이는 웹툰을 제작하는 작가도 생겨났다. 코미카에 '백퍼센트'를 연재 중인 만화가 백경륜(26)은 최근 시즌2를 시작했다. 80컷 내외 3~5분 분량으로, 지난 6월 경기콘텐츠진흥원 뉴미디어 영상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된 작품. 아직 초창기라는 점에서 과제는 있다. 그는 "웹툰에 더빙이 들어가면 진행 속도가 확 느려져 몰입도가 떨어지는 면이 있다"며 "속도감을 살리면서도 수준을 유지하는 게 롱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