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담보대출 사기… 7000억대 한·중 소송戰
입력 : 2017.10.10 23:42
동양생명 매각된 후 사기 드러나… 업자들 냉동육 규모 부풀려 대출
안방보험 "사전에 못 들어 손해"
보고펀드 "매각 전 충분히 설명"
업계선 '안방의 책임 떠넘기기'
중국 안방보험과 보고펀드가 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사기 피해를 둘러싸고 7000억원대 국제 소송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5년 동양생명을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한 보고펀드는 동양생명 매각 잔금 700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안방보험을 상대로 올 5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홍콩)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안방보험이 다음 달인 6월, 국제중재재판소에 보고펀드를 상대로 698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동양생명 매각 과정에서 보고펀드의 진술과 보증이 잘못돼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 등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육류담보대출 사기로 38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공시했다.
◇동양생명, 안방보험이 인수할 당시 육류담보대출 연체율 0%
이번 소송의 쟁점은 육류담보대출 부실 여부를 보고펀드가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다. 중국 안방보험과 보고펀드의 주장이 갈리는 대목이다. 중국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지분 매각 과정에서 보고펀드 등이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이 위험하다는 점을 사전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보고펀드는 육류담보대출 현황을 충분히 안방보험에 설명했고, 부실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 가입 등 각종 장치도 마련해뒀다고 반박한다.
◇동양생명, 안방보험이 인수할 당시 육류담보대출 연체율 0%
이번 소송의 쟁점은 육류담보대출 부실 여부를 보고펀드가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다. 중국 안방보험과 보고펀드의 주장이 갈리는 대목이다. 중국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지분 매각 과정에서 보고펀드 등이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이 위험하다는 점을 사전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보고펀드는 육류담보대출 현황을 충분히 안방보험에 설명했고, 부실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 가입 등 각종 장치도 마련해뒀다고 반박한다.
동양생명은 지난 2007년부터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했다. 유통업자가 창고에 보관된 냉동 수입육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은 후 고기를 팔아 이를 갚는 구조의 대출 상품이다. 저금리 시대에 연 8%대 수익률이 나오는 '효자상품'으로 꼽혔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건 2015년이다. 그해 2월 보고펀드 등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9월 최종 인수했다. 동양생명은 "2015년 9월 안방보험 인수 당시 동양생명이 취급하던 육류담보대출 규모는 3600억원, 연체율 0%였다"고 밝혔다.
실제 검찰이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을 조사한 결과 육류담보대출 부실화가 시작된 건 2015년 4~5월 무렵부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2010년부터 유통업자와 대출중개업자 등이 담보로 잡은 냉동육 규모를 부풀리는 등의 사기 행각을 벌였지만, 초반에는 '돌려막기'식으로 대출금을 갚아 대출이 부실화되지는 않았다"며 "조사 결과 동양생명 임직원 등 회사 차원에서 사전에 해당 사기 행각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 부실화를 처음 인지한 시점도 인수 1년 3개월 이후인 지난해 12월이었다.
◇안방보험, 동양생명 인수 뒤 오히려 육류담보대출 늘려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은 육류담보대출의 수익성을 높게 평가해 오히려 해당 대출을 늘렸다. 동양생명이 공시한 육류담보대출 피해 규모는 3803억원으로, 인수 시점보다 200억원가량 많다. 또 2015년 5월 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가입했던 수십억원짜리 종합보험도 더 보험료가 낮은 보험으로 바꿨다.
안방보험이 육류담보대출 사기 규모를 키우는 '나비효과'를 가져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이후인 2015년 12월 육류담보대출 미상환 금액이 발생하자, 동양생명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유통업자 등에게 통보했다"며 "이에 대출금 '돌려막기'를 하던 유통업자의 자금 압박이 높아졌고, 대출 사기 규모가 커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제출 서류를 강화해 대출이 1~2주 늦어진 것이지, 중단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안방보험의 이번 소송을 두고 전형적인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한 지 얼마 안 돼서 3000억원대 대출 부실이 발생한 만큼, 안방보험 내부에서도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하는데 외부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전이 향후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예상도 나온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 자본 확충 작업이 끝나면 중소형 보험사의 인수·합병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이번 소송전으로 중소형사의 우발채무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건 2015년이다. 그해 2월 보고펀드 등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9월 최종 인수했다. 동양생명은 "2015년 9월 안방보험 인수 당시 동양생명이 취급하던 육류담보대출 규모는 3600억원, 연체율 0%였다"고 밝혔다.
실제 검찰이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을 조사한 결과 육류담보대출 부실화가 시작된 건 2015년 4~5월 무렵부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2010년부터 유통업자와 대출중개업자 등이 담보로 잡은 냉동육 규모를 부풀리는 등의 사기 행각을 벌였지만, 초반에는 '돌려막기'식으로 대출금을 갚아 대출이 부실화되지는 않았다"며 "조사 결과 동양생명 임직원 등 회사 차원에서 사전에 해당 사기 행각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 부실화를 처음 인지한 시점도 인수 1년 3개월 이후인 지난해 12월이었다.
◇안방보험, 동양생명 인수 뒤 오히려 육류담보대출 늘려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은 육류담보대출의 수익성을 높게 평가해 오히려 해당 대출을 늘렸다. 동양생명이 공시한 육류담보대출 피해 규모는 3803억원으로, 인수 시점보다 200억원가량 많다. 또 2015년 5월 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가입했던 수십억원짜리 종합보험도 더 보험료가 낮은 보험으로 바꿨다.
안방보험이 육류담보대출 사기 규모를 키우는 '나비효과'를 가져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이후인 2015년 12월 육류담보대출 미상환 금액이 발생하자, 동양생명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유통업자 등에게 통보했다"며 "이에 대출금 '돌려막기'를 하던 유통업자의 자금 압박이 높아졌고, 대출 사기 규모가 커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제출 서류를 강화해 대출이 1~2주 늦어진 것이지, 중단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안방보험의 이번 소송을 두고 전형적인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한 지 얼마 안 돼서 3000억원대 대출 부실이 발생한 만큼, 안방보험 내부에서도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하는데 외부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전이 향후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예상도 나온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 자본 확충 작업이 끝나면 중소형 보험사의 인수·합병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이번 소송전으로 중소형사의 우발채무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