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타 없이 공을 두 번이나 옮겼다고?

첫 번째 연장 승부에서 마크 리슈먼(호주)이 티샷한 공은 오른쪽으로 크게 휘더니 낮은 돌담과 카트 도로 사이 러프에 떨어졌다. 그런데 리슈먼은 두 차례나 벌타 없이 공 치는 장소를 옮기더니, 결국 원위치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두 번째 샷을 했다. 리슈먼은 나무 사이 좁은 공간으로 멋진 아이언 샷을 날려 갈채를 받았다. 어떤 규칙이 적용된 걸까.

처음 공이 떨어진 곳에서 리슈먼은 빈 스윙을 하며 스윙 도중 클럽이 돌담 때문에 방해를 받는다는 걸 경기위원에게 보여줬다. PGA 투어 경기위원회는 "제주 나인브릿지에 있는 돌담은 '움직일 수 없는 (인공) 장해물'이기 때문에 벌타 없이 구제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송병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운영국장은 "이곳 돌담의 돌은 움직일 수 있는 상태여서 (인공) 장해물로 봐야 할지, 구제받을 수 없는 (영구) 시설물로 봐야 할지 잠시 논쟁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국 장해물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 옆에 공이 오면 1클럽 이내에 벌타 없이 드롭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구제받아 드롭한 지점이 또다시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인 카트 도로 위였다. 이 때문에 리슈먼은 샷이 가능한 지점으로 후퇴해 다시 한 번 드롭하고 벌타 없이 공을 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