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 넘은 나이에 플롯을 배우기 시작했다. 악기를 배우는 수강생이 대략 10여 명 수준이다. 수강생의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60대 중반까지 다양한 나이로 구성되었다. 늦은 나이에 자식보다 어린 학생들과 같이 배운다는 게 부끄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어릴 적 꼭 하고 싶었던 악기를 배울 수 있다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대학 졸업 후 한 직장에서 25년 동안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대한민국 386세대 누구나 걸어왔던 그 길에 동참해서 그들과 같이 지금까지 걸어왔다. 돌이켜보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처지에서 나와 내 가족의 원초적인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혼신을 힘을 기울이면서 어릴 적 꿈은 잠시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
이제 조금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자 어릴 적 꿈을 실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 늦은 나이라고 내 꿈을 영원히 묻고 가기엔 너무나 아까운 인생이다. 사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마냥 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의미 없이 아픈 몸을 이끌고 오래 산다는 것은 오히려 본인과 가족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 그래서 100세 시대의 전제는 건강하게 무탈하게 사는 것이 깔려야 한다.
이 전제 위에서 젊은 시절에 하지 못했던 것을 해보는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테지만 대한민국의 중장년층 대부분은 본인의 꿈 혹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보다 먼저 나 아닌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최우선으로 해서 살아왔다고 본다. 따라서 회사에 다니다 퇴직한 사람들 혹은 자영업을 하다가 이제 현업에서 손을 뗀 분들의 대부분이 가슴 한구석에 무언가 공허함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이젠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그동안 미루어왔던 나의 꿈을 위해 한번 도전해보는 시기가 되었다. 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삶과 해보고 후회하는 삶. 그 차이에 대해 정답은 없다. 더 늙고 나이 들기 전에 현시점에서 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삶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삶을 살아보는 것이 어떨까 감히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