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영화관으로 초대합니다

'하늘에서 상영하는 영화제'가 15주년을 맞았다. 11월 2~7일 서울 씨네큐브광화문과 CGV피카디리1958에서 열리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이사장 손숙). 매년 영화제가 폐막한 뒤에도 아시아나항공 국제선을 통해서 2006년부터 기내 상영하고 있다. 올해는 세계 125개국에서 5452편을 출품했다. 해외 4513편, 국내 939편으로 역대 최다 출품 기록이다. 18개국에서 656편을 출품했던 1회 영화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만큼 참가국과 출품작 모두 늘었다. 지세연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프랑스·독일 등 전통적인 단편 영화의 강국뿐 아니라 중동과 동남아 등 참가 지역도 다변화하고 있다. 난민과 여성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제는 국내외 영화감독과 배우들에게 데뷔 기회를 제공하는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2003년 이 영화제 대상작 '외로우세요?'를 연출했던 페루 출신의 로사리오 가르시아 몬테로 감독은 2011년 장편 데뷔작 '나쁜 의도'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영화 '명량'과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은 2003년 단편 '갈치괴담'으로 이 영화제에 입상했다. 지난해 '몸값'으로 단편의 얼굴상을 받은 배우 이주영은 올해 이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돌아왔다.

올해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배우 안성기씨가 맡았다. 그는 첫 두 해는 심사위원장, 그 뒤에는 집행위원장으로 이 영화제에 15년간 '개근'하고 있다. 안씨는 "디지털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촬영 횟수의 제약이 사라지고 장편과 단편의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 최근 영화의 추세"라며 "영화제는 그런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 15주년을 맞아서 2003년 이후 주요 입상작을 상영하는 특별전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