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사장단, 급성장하는 '젊은 인도' 찾다

지난 1일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등 GS 그룹 최고경영자 13명이 인도 뉴델리에 인접한 구르가온 지역의 GS건설 델리 설계법인을 찾았다. 허 회장 일행은 이곳에서 '3D 모델 리뷰룸'을 둘러봤다. 평면 설계 도면을 입체 영상으로 보여줘 플랜트 시공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어 뉴델리에 인접한 신흥 산업 개발 지역인 노히다에 있는 GS홈쇼핑의 인도 합작회사인 '홈샵18' 스튜디오를 찾아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 상황을 체크했다.

GS그룹 CEO들이 사장단 회의를 1~2일 이틀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었다. GS는 새로운 해외 투자처를 모색하고, 글로벌 경영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중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성장이 기대되는 해외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어 왔다. 올해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에도 유독 고성장을 이어가는 인도였다.

◇GS 글로벌 경영… 뉴델리서 사장단 회의

"GS는 출범 이후 인내와 끈기를 갖고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인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문화를 잘 이해하고, 현지 우수 인력 확보 등 현지화 노력을 철저히 실행해야 한다."

허창수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인도는 거대 내수 시장 자체는 물론 중동·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서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큰 나라"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허 회장은 "보다 혁신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 현지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그동안 인도에서 축적한 값진 현지화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수익을 늘려나가고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허 회장은 "GS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중소기업 제품 수출과 파트너의 해외 사업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우리도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비즈니스 모델을 활성화하자"고 강조했다. GS홈쇼핑은 현지 '홈샵18'을 통해 국내 중소업체 상품을 인도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키워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가교 역할을 해오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인도를 선택한 이유는

허 회장이 인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젊은 인구와 큰 시장,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허 회장은 "중산층이 해마다 급증하고,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도 2억명을 넘어서는 등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인도는 미국·중국에 이어 3위 경제 대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인도 인구는 13억명. 인구 구조를 보면 30세 이하가 전체 55%로 주요 신흥국 가운데 가장 젊다. 우리나라는 30%가 조금 넘는 정도다. 중위 연령(中位·총인구를 나이 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도 26.7세(한국 40.8세)에 불과하다. 지금의 인구 증가 추세대로면 2024년엔 14억3600만명으로 중국을 추월, 세계 1위 인구 대국이 될 전망이다.

매년 7% 넘는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중산층 인구는 2011년 1억6000만명에서 작년엔 2억6700만명으로 급증했다. 5년 사이 우리나라 인구 2배와 맞먹는 중산층이 새로 생겨난 것이다. 2025년엔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5억4700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인도 올해도 7% 넘는 경제성장"

2014년 취임한 모디 총리는 인도 경제 재건을 위해 재정정책, 통화 완화를 섞은 '모디노믹스 (Modinomics)'를 가동했다. 외국인 투자를 통한 인프라 구축, GDP 대비 15% 수준인 제조업 비중을 2022년까지 25%로 확대, 수출 주도형 경기 활성화 대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인도에서 제조한다)' 전략이다. ▲화폐 개혁(지하경제 양성화) ▲외국인 직접투자 개혁(투자 한도 완화) ▲세제 개혁(29개주 단일 부가세 도입) ▲정부 개혁(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정책 입안) 등 4대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인도의 증시(센섹스지수)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작년 130위에서 100위로 30계단 뛰어올랐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파산법 개정, 온라인 건축 허가 도입 등 모디 정부의 개혁 정책이 관료주의를 딛고 작동하기 시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