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 제조기' 머룬5, 이번 앨범은 R&B·힙합

그래미상을 수차례 받은 수퍼스타도 고전하는 '팝 음악의 불모지' 한국에서 유독 잘나가는 팝스타가 있다. 미국의 7인조 밴드 '머룬5(Maroon 5·사진)'다. 내한 공연이 매번 매진되는 건 물론, 신곡이 나오면 한국 차트 1위도 한다. 히트곡 'Moves like Jag ger' 'Sunday Morning' 등은 노래방 차트 20위권에 올라 있다.

3년 만에 나오는 머룬5 정규 6집 'Redpill Blues' 역시 발매 전부터 한국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6집에 수록된 15곡 중 6곡이 작년 10월부터 1년간 선공개됐고 이 중 타이틀곡 'What Lovers Do'가 이미 지난 8월 국내 모든 음원 차트 1위를 휩쓴 덕분이다.

디지털 스트리밍 시대가 열리면서 주요 곡들을 미리 공개해 화제 몰이를 한 뒤 전체 앨범을 공개하는 방식의 홍보가 정석(定石)이 됐다. 머룬5도 이 트렌드를 충실히 따랐다. 물론 홍보만 잘한다고 누구나 1위를 하는 건 아니다.

머룬5를 '히트곡 제조기'로 만들어 준 것은 록밴드였던 팀의 정체성을 버린 대신 대중음악 시장의 흐름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에선 지금 세계 대중음악계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알앤비(R&B)와 힙합 중심의 '흑인음악'적 요소를 대폭 받아들였다. 선공개 하지 않은 'Wait' 'Lips on You' 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래퍼 켄드릭 라마나 알앤비 음악의 신예 시저 등이 피처링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Girls like You' 'Denim Jacket'처럼 팀의 장기인 귀에 쏙 들어오는 후렴구와 춤추기 좋은 리듬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편곡, 리더 애덤 러빈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어우러진 곡들도 여전하다. 장장 10분에 달하는 대(大)곡 'Closure' 같은 노래도 끝까지 듣게 만드는 힘이 있다.

11월엔 전 세계는 물론, 한국의 길거리나 카페에서도 머룬5가 여기저기 울려 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