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넥타이는 전동 공구와 경쟁한다

◆콘텐츠의 미래 | 바라트 아난드 지음｜김인수 옮김｜리더스북｜744쪽 | 2만8000원

한글판 제목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책의 원제는 '콘텐츠 함정(The Content Trap)'. 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콘텐츠 비즈니스는 콘텐츠 자체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하지만, 이것이 함정"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온라인 세상에서 "성장의 비밀은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공유에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일반적인 경제·경영 법칙을 통해 온라인과 미디어 산업을 검토한다는 점이다. 온라인 음원 서비스의 등장 이후에도 콘서트와 전자 기기 판매로 수십억달러의 가치를 창출한 음악 산업에 대한 설명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음반과 콘서트의 관계를 동시에 소비할 때 효용이 더욱 커지는 보완재(補完財)에 비유한다. 또 어버이날에 판매량이 급증한다는 점에서 넥타이는 전동 공구의 대체재(代替財)라고 풀이한다. 발상을 전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이 책의 첫 독자는 미디어 종사자들이 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