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아이젠하워의 실용주의를 배워라

◆현실의 경제학 | 스티브 S. 코언·J. 브래드퍼드 들롱 지음｜정시몬 옮김 | 부키｜264쪽｜1만5000원

"성공적으로 경제를 운용하는 나라에서 경제정책은 이념적이지 않고 실용적이었으며,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었다."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인 저자들은 주장한다. 미국이 시장과 기업의 힘만으로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하면 전체 그림의 절반만 보는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미국 정부가 그렸다. 공업 육성을 위해 보호 관세 정책을 택한 미국 국부(國父)들, 시장을 교란하는 독점 기업을 규제한 루스벨트 행정부, 첨단 기술 개발을 지원한 아이젠하워 행정부 등이 그 예다. 저자들은 미국 경제정책을 지배한 이념은 좌(左)도 우(右)도 아니었다고 결론 내린다. 경제에 필요하면 반(反)시장 정책이라고 해도 주저 없이 도입한 미국 특유의 실용주의야말로 성장의 마중물이었다. 현실을 무시하고 이념에 사로잡힌 정책 결정자들에게 건네는 충고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