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집 건너 한집에 미니 태양광 설치… 서울, 1조7000억 '태양의 도시' 사업

오는 2022년까지 서울 3가구 중 1가구에 태양광 미니발전소가 보급된다. 내년부터 신축하는 임대아파트는 태양광 설치가 의무화된다. 안전상 문제가 없는 공공건물과 학교 등 가능한 한 모든 공공부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세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기 설비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의 태양광(1GW)을 보급하겠다는 '태양의 도시, 서울' 선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해온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의 확장이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는 태양광을 통해 발전(發電)하고 태양광 산업으로 발전(發展)하는 세계 최고 태양의 도시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탈원전, 탈석탄으로의 이정표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태양의 도시' 사업에는 총 1조7039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먼저 버스 차고지, 학교 옥상, 주차장, 도시기반 시설 등에 태양광 설비가 들어선다.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15만6000㎡)에 설치되는 1만㎾ 규모의 태양광 설비가 대표적이다. 광화문 광장과 마포구 월드컵공원, 광진교는 '태양광 랜드마크'가 된다. 광화문 광장은 가로등·벤치·쓰레기통 등 거리 시설물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적용해 '태양의 거리'로 조성한다. 태양광 가로등은 낮 시간 동안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해 비축해두고 있다가 밤에 전등을 켜고, 태양광 쓰레기통은 태양광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쓰레기를 압축하는 데 쓴다.

일반 가정에는 미니태양광 설비를 보급한다. 신축 공공아파트는 설계 단계부터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존 서울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임대주택(18만 가구) 중 10만 가구에 미니태양광을 설치하기로 했다. 민간 아파트는 이전처럼 설치비의 약 75%를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이런 방식으로 100만 가구에 태양광 발전을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전역이 태양광 패널로 뒤덮이면 미관상 좋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시장은 "태양광 패널이 조경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면서도 "태양광 제조업체인 한화 큐셀에 예쁘고 재미나게 만들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원전 1기 설비용량 규모인 1GW의 태양광을 설치해 원전을 줄일 수 있다는 시 구상에도 허점이 지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 관계자는 "원전은 24시간 가동할 수 있고 태양광은 하루 평균 3.2시간 가동할 수 있어 전력 생산량의 차이가 있다"며 "같은 설비용량을 갖췄다고 해서 원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