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덕, 인격, 도덕과 같은 단어의 의미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가끔 음덕, 공덕, 후덕과 같은 단어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곤 한다. 그런데 그 뜻은 무엇일까? 어떤 학문을 하더라도 그 정의를 확실하게 알고 이해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바른길로 갈 수 없다. 그러니 일단 단어의 정확한 뜻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덕의 사전적 정의는 ‘공정하고 남을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나 행동’이다. 또는 도덕적, 윤리적 이상을 실현해나가는 인격적 능력이라는 좀 난해한 철학적 뜻으로도 풀이된다.
덕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 중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장자가 내린 정의가 재미있고 쉽게 설명되어 있어 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재주는 빨랫줄에 걸린 속옷과 같고 덕은 장롱 속에 넣어둔 속옷과 같다. 재주란 높은 산들바람만 스쳐도 대낮 하늘 밑에서 창피한 줄을 모르고 오가는 사람들의 눈앞에서 한껏 나풀거린다.
그러나 장롱 속의 덕이란 남의 시선을 피하여 그것을 입는 사람에게 추위를 면하게 해주려고 항상 기다리고만 있을 뿐이다. 좋은 일을 했다 하여 생색을 내는 것은 무슨 꿍꿍이속이 있었음을 말하는 것이므로 뭇사람들의 고마운 마음을 얻지 못한다.
덕이란 무엇인가? 고마운 마음을 얻게 하는 것이다. 덕은 마음을 가볍게 하고 입을 무겁게 하며 귀를 두텁게 하고 눈을 밝게 한다. 그리하여 뭇사람들로부터 참 고마운 마음을 얻게 한다.
그러나 덕이 마음속에서 나와 입을 통해 바람을 탈 때는 반나절 양지쪽 햇볕에 불과할 뿐이다.
세종대왕은 항상 덕을 베풀어 존경과 찬사를 받았다. 그분의 이런 후덕한 정치는 <논어> 이인 편의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라는 말을 생각나게 한다. 소크라테스도 덕과 지가 겸비한 사람이 지도자(철인)가 되어야 한다는 철인 정치를 주장했던 것과 서로 상통하는 것 같다.
반대로 덕이 부족하면 만사에 원망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덕이란 사람이 행동할 때 올바른 마음을 가져야 하고 바른 마음을 따라서 행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이 되는 자연과 사회의 근본 질서를 도라 하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을 덕이라고 할 수 있다”는 어느 스님의 말이 기억난다. 도덕의 의미는 그런 뜻에서 우리가 모두 생각하고 실천하면서 살아야 하는 덕목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