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의 주범으로 낙인이 찍힌 어린이집과 보육교사는 지난 3년간 하소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통을 겪었다. 문제가 된 어린이집은 남양주시 화도읍에 있는 리틀올리브 어린이집이다. 2008년 개원했으며 규모가 크고 시설도 좋아 자녀를 등록하려면 부모들이 밤새워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보도 이후 여론의 집중 포화로 원생 290명 중 절반이 빠져나갔다. 리틀올리브 이모(58) 이사장은 26일 "어린이집 차량이 계란을 맞았고, 모든 교사는 죄인이 돼 손가락질을 견뎌야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리틀올리브를 믿고 계속 아이를 보내던 부모들은 주위로부터 "아직도 그런 어린이집에 다니느냐"는 비난을 들었다. 35년 동안 유치원을 운영했던 이 이사장의 아내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법원이 바늘 학대를 무죄로 본 것은 가장 확실한 증거인 아이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대 행위를 했다는 교사, 장소나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6세 아이가 "한 살 때 찔렸다"고 얘기했고, "엉덩이에 주사를 맞았다" "버스·운동장·놀이터에서도 맞았다"는 말도 나왔다. "손등에 바늘을 4개 꽂고 5분 동안 기다려서 뺐는데 아프지는 않았다"는 진술도 있었다.
1·2심 재판부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진술과 그 밖의 간접적인 증거들만으로 한씨의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아이들의 진술은 수사기관이나 부모 등에 의한 암시나 오염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 이후에 이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고, 학대를 당했다는 원생의 숫자도 증가하는 등 뉴스가 관련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모든 교사가 죄인처럼 손가락질 받아"
결국 사건은 실체 없는 의혹으로 끝났다. 정작 당사자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 보육교사 한씨는 사건이 불거진 후 곧바로 어린이집을 그만뒀다. 20년 경력에 유치원장 자격도 갖고 있는 한씨는 지금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한씨가 정신적으로 워낙 충격이 컸기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동료 교사들도 아동 학대 의심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리틀올리브는 지금은 원생이 10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줄어들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는 학부모의 고발부터 뉴스 보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거짓말이 지나치게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에서 누명을 벗기만을 고대했는데 막상 이기고 나니 오히려 먹먹하다"며 "거짓이 거짓을 확대 재생산하는 마녀사냥에 당한 사람이 우리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와 기자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