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의 힘… LPGA 선배들 꺾다

    입력 : 2017.11.27 03:04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KLPGA팀 승
    국내 투어 통산 2승 배선우, LPGA '올해 선수' 유소연 꺾어

    국내 투어 2승 경력인 배선우가 세계 랭킹 3위이자 LPGA 올해의 선수(박성현과 공동 수상)인 유소연에게 싱글 매치 플레이 경기에서 3홀 차 승리를 거두자 팬들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최근 KLPGA 선수들 기량이 좋아진 건 알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완승을 거둔 선수들도 많았다. 김지현은 신지은을 7홀 차로 이겼고, 김지현2는 허미정을 3홀 차로 눌렀다. 이승현과 고진영은 각각 최나연과 김세영에게 3홀 차 승리를 거뒀다.

    몇 년 전만 해도 세계 최고 무대인 LPGA에서 뛰는 선수들이 국내 투어 선수들보다 경기 운영과 샷 능력, 정신력 등에서 전반적으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특출난 선수 한두 명 정도가 아니라 KLPGA 투어 상위 랭커 10여명은 LPGA 정상급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국내 선수들 기량이 상향 평준화했다.

    26일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막을 내린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팀을 상대로 승리했다.

    이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을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다. 26일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시상식에서 우승한 KLPGA팀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 주장 김지현(가운데 트로피 든 선수)은 “국내 투어 대회 수가 늘어나고 다양한 코스에서 경쟁하면서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고 했다.
    이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을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다. 26일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시상식에서 우승한 KLPGA팀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 주장 김지현(가운데 트로피 든 선수)은 “국내 투어 대회 수가 늘어나고 다양한 코스에서 경쟁하면서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고 했다. /KLPGA

    이날 KLPGA팀은 마지막 싱글 매치 플레이 12경기에서 5승2무5패를 기록했지만 사흘간 합계 13점을 기록해 LPGA팀(11점)을 따돌리고 처음 승리했다. 우승팀은 6억5000만원, 준우승팀은 3억5000만원을 받았다. 2015년과 2016년에는 LPGA팀이 승리했다.

    올해로 3회째인 이 대회는 KLPGA 투어 13명, LPGA 투어 13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해 대결하는 팀 대항전이다. 각각 상금 랭킹 상위 10명에 추천 선수 3명으로 팀을 구성한다. 사흘간 포볼(두 명이 각자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 방식), 포섬(두 명이 공 하나로 경기하는 방식), 싱글 매치 플레이 경기를 벌인다. 이기면 승점 1점, 비기면 0.5점이다. KLPGA팀은 첫날 포볼 경기에선 2.5대3.5로 1점 차 뒤졌지만, 이튿날 포섬 경기에서 종합 점수 7대5로 역전시켰고 마지막 날을 동타로 마무리해 승리했다.

    배선우는 이번 대회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KLPGA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LPGA팀에선 2승1패를 기록한 이정은이 MVP가 됐다. 고진영은 3년 연속 출전해 5승4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박지은 SBS골프 해설위원은 "KLPGA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국제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에게 배운다. 대회가 늘어나면서 기량도 급속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진영이 내년 LPGA 진출을 선언하자 '어차피 신인상은 고진영'이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