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매가 보낸 '안마 용돈'… 포항 지진 성금 나비효과

경북 영주시 '시윤이네 4남매'가 지진 피해 이재민을 위해 써달라며 포항시청 모금처로 성금과 함께 보낸 편지가 포항 어린이들 사이에서 감사 답장 릴레이를 낳고 있다.

송시윤, 송사랑, 송수현, 송수혁 등 4남매는 지난 24일 "아빠 등 밟아드리고 함께 모은 용돈을 성금으로 드립니다. 힘내세요" 하며 성금 14만원과 남매 모습을 그려 넣은 편지를 포항시에 보냈다. 〈본지 11월 27일 A10면 보도〉

시윤이네 편지가 알려지자 27일 포항 대이초등학교 2학년 1반 학생 26명이 답장을 썼다. 이날 오전 대이초교 2학년 방건우군은 4남매 중 시윤군에게 쓴 편지에서 "나 같으면 장난감을 샀을 텐데. 그 많은 돈을 이웃을 위해 내놓았다니 정말 대단해. 너 한 명으로 많은 사람을 살렸어"라며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같은 반 학생 9명도 시윤군에게 감사 편지를 썼다. 편지를 쓴 방건우·박관우·박한결 등 세 학생은 1만원씩 거둬 지진 성금 3만원을 냈다.

다른 학생 16명은 경찰, 포항시청 공무원, 부모 등 지진 피해 복구에 애쓰는 이들에게 감사 편지를 적었다.

"지진 날 때 무서웠을 건데 목숨을 걸고 순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요! 충성!" "경찰관님 힘들어도 계속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소방관님, 지진 나서 위험할 때 도와주려고 밤새 근무하셔서 힘드시죠? 정말 감사합니다" 같은 내용이 많았다.

함께 대피하며 고생한 엄마와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었다. "엄마, 지진 때 절 보호해주고 잘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용기를 내서 집에 가서 옷을 들고 와서 고맙습니다" "이제 내가 지진이 안 나게 기도했으니까 곧 끝날 거예요. 겁 만이(많이) 먹지 말고 신경 많이 안 써도 돼요" 라며 아빠를 위로하기도 했다.

대이초교는 아이들 편지를 모아 부칠 계획이다. 대이초교 2학년 1반 장양경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자기보다 어린 동생이 보낸 성금과 편지에 무척 감동한 것 같다"며 "먼 곳에 있는 어린이의 편지 한 장이 우리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