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중년이란 약간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대개 40대 중반에서 후반을 일컫는다. 이 시기가 가장 경제 활동이 왕성한 때이고, 이때 경제력 기반을 제대로 다져놓는다면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중년을 보내는 이들에게 이 시기에 안정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지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그만큼 현실은 녹녹치 않다. 주된 이유는 바로 과열된 사교육비에 대한 지출이다.
고1, 중3 두 자녀를 둔 지인의 예를 들자면, 월 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230만원에서 300만원 수준이다. 고1 아들은 4과목(국어, 영어, 수학, 과학) 기준 150만원, 중3 딸은 3과목(영어, 수학, 과학) 기준 80만원이다. 여기에 과목이 더해지면 300만원 가까이 지출이 늘어난다.
물론 경제적 상황에 따라 이보다 더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주변 지인들의 얘길 들어보면 서울소재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이 정도를 평균 사교육비로 지출한다. 월급 500만원 기준 가계 지출의 50%이상을 차지한다.
이렇게 지출된 사교육비가 과연 투자 대비 그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묻는다면 마찬가지로 열에 아홉은 투자 대비 그 효과는 미비하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두 자녀 기준 월 평균 최소 250만원 기준으로 봤을 때, 1년이면 3,000만원, 3년이면 9,000만원. 두 자녀의 4년제 등록금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럼 왜 이렇게까지 사교육비를 지출해야한 하는 것일까?
중년들이 살아왔던 그 시절 경제상황과 현재의 경제상황을 비교한다면, 한편으론 이해가 간다. 경제성장이였던 당시 경제상황은 지방소재 대학을 나오더라도 대기업 혹은 중견 기업에 쉽게 취직을 할 수 있었다. 반면, 경제 침제기인 요즘 여건에선 웬만큼 좋은 대학과 스펙을 갖고 있더라도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교육비 투자의 1차적인 목표는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고, 최종 목표는 좋은 대학을 졸업해서 좋은 직장을 갖는 것이다. 사교육비 과다 지출은 시골 논도랑 길을 내는데 삽으로 해도 충분한 것을 포크레인을 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규 학교수업과 보충수업을 통해서 실력을 쌓아 좋은 대학을 가는 과거에 비해 현재의 교육은 너무 과열 양상을 보인다. 너도나도 일종의 유행처럼 사교육에 과다하게 투자하는 것이다. 논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면서도 사교육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이 안타깝다.
그럼 해결 방법은 과연 없을까? 그 방법을 알았다면 정책 입안자들이 바로 그 해결책을 내놓았을 것이다. 아직까지 그 대안을 못 찾았기에 오늘도 전국의 중, 고등학생들이 학원으로,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사교육비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국가적 차원에서 반드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로 중년들이 노후도 팽개치고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하루빨리 답을 찾아서 중년부터 노후를 준비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