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2.14 10:11

리뷰 | 뮤지컬 타이타닉

1912년 '가라앉지 않는 배'라고 광고하던 타이타닉 호는 우리 기억 속에 전설로 남아 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전설로 남을 초호화 선박이었지만 타이타닉 호의 전설은 다른 이야기다. 승선부터 출항 5일 간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타이타닉'. 어떤 이야기를 담고 우리 곁으로 찾아왔을까?

뮤지컬로 제작된 타이타닉의 이야기는 영화 타이타닉에서 등장하는 로즈(케이트 윈슬렛)와 잭 도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없다. 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당시 탑승했던 승객 전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1등실 노부부 승객,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2등실의 예비 신혼부부,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 했던 이민자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디컴퍼니 제공

1912년 4월 10일 타이타닉호는 역사적인 첫 출항을 한다. 각양각색의 승객들은 저마다의 꿈을 안고 탑승을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비극을 맞는다. 배의 소유주 이스메이의 욕심과 선장 스미스의 안일함은 항해 5일 만에 빙산과 충돌해 침몰하게 되는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만든다.

커다란 배의 갑판을 배경으로 한 무대는 웅장한 타이타닉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철골로 제작한 좁은 통로와 계단이 3층 높이로 설치되었으며 대형 선박의 내부 구조처럼 단순하다.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 배에 실제 탑승하는 느낌이 들었으며 교차한 계단과 복도를 활용한 입체적인 무대 활용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배경을 뒤덮는 푸르스름한 조명은 바다를 항해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거기에 2층에 자리 잡은 19명의 오케스트라 연주는 변희석 음악감독의 말처럼 '물'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관람하는 동안 바다를 떠다니는 배에 있는 느낌을 들게 한다.

오디컴퍼니 제공

타이타닉 호라는 배경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는 놀랍다. 20명의 배우가 타이타닉 호에 타고 있던 50명 이상의 승객들을 연기하기 때문이다. 20명의 배우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각자의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뮤지컬이다.

2막에 승객들을 구조하는 장면은 뮤지컬 타이타닉의 하이라이트이다. 노래하는 배우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배우들은 슬로우 장면을 연기한다. 노래하는 배우 주변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연기가 갑판의 배경과 조명 그리고 오케스트라 연주와 어우러지자 마치 영화의 특수효과를 연상케 한다.

뮤지컬 타이타닉은 2018년 2월 11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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