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 윤, 치매 증세로 LA 요양병원에

재미교포 코미디언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자니 윤(본명 윤종승·81)씨가 최근 치매 증세를 보이며 미국 LA의 한 요양병원에서 지낸다는 근황이 공개됐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니 윤의 학교 후배로 오랫동안 그를 알고 지냈다는 임태랑 전 민주평통 LA협의회장은 "윤씨가 작년 여름 미국 LA에 돌아와서 양로원에서 지내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올봄 요양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윤씨는 LA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13㎞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헌팅턴 헬스케어센터(한국의 요양병원에 해당)에 있다. 그는 이곳에서 2인 1실을 쓰고 있고, 거동이 불편해 주로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회장은 "후배인 나와 70대인 남동생이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돌봐주지만, 그 외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요양병원에서 윤씨와 만난 미주 헤럴드경제는 "(윤씨가) 자신의 이름은 어렴풋이 아는 듯 했지만 기억은 잃어버린 듯했다"며 "'자신이 누구인지 아느냐'는 질문에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이 매체는 "2시간 넘게 이어진 인터뷰 동안 윤씨를 웃게 만든 유일한 단어는 '자니 카슨 쇼'였다"고도 했다. 자니 카슨은 1950년대부터 활동한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다.

1959년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데뷔한 자니 윤은 1962년 해군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건너간 뒤 클럽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다. 자니 카슨이 자신이 진행하던 NBC '투나잇 쇼'에 윤씨를 발탁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NBC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자니 윤 스페셜 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1989년 한국으로 돌아와 KBS에서 '자니 윤 쇼'를 진행했고, 1991년부터는 SBS에서 '자니 윤 이야기 쇼'를 진행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SBS에 출연하던 시절부터 그와 가깝게 지냈던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작년 8월쯤 LA에 있는 윤씨와 통화했는데, 그때까진 목소리가 건강하게 들렸다"며 "그 후로 연락이 끊어져 근황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자니 윤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서 재외국민본부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했다. 2014년 8월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임명됐지만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4월 뇌출혈 증세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몇 달 후 퇴임하자 미국으로 건너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