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개미, 삼성전자·셀트리온으로 재미봤다

올 한 해 뜨거웠던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한 종목에 1억원 이상 주문을 낸 이른바 수퍼 개미들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바이오주식 열풍으로 코스닥시장도 뜨거워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수퍼 개미들은 특히 대형주 위주로 주식을 사고팔면서,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종목에 1억원 이상 주문한 수퍼 개미 작년보다 26% 늘어나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대량 주문 현황을 보면, 코스피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한 종목에 1억원 이상 주문한 건수는 하루 평균 1만190건으로 작년(8051건)보다 26.6%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개인이 한 종목에 1억원 이상 주문한 건수는 하루 평균 7088건이었다. 이 역시 지난해 5734건보다 1354건(23.6%) 많은 것이다.

코스피의 경우 지수가 사상 최고치(2557.97)를 기록한 11월에 1억원 이상 주문 건수가 하루 평균 1만2771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2000대 초반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박스권을 본격적으로 뚫어내기 시작한 6월(1만2462건)과 7월(1만1182건)에도 수퍼 개미의 대량 주문이 많았다.

코스닥은 8월까지만 해도 매달 1억원 이상 대량 주문 건수가 4000~5000건에 불과했지만, 셀트리온·신라젠 등 바이오주가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11월(1만6747건)과 12월(1만7219건)에 수퍼 개미의 대량 주문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셀트리온 등 대형주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 올려

수퍼 개미들은 특히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골라 대량 주문을 넣으면서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시장에서 1억원 이상 개인 주문 비중이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로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판 개인 투자자의 전체 주문(352만1912건) 가운데 3.47%(12만2253건)가 1억원 이상 주문이었다. 이어 삼성생명(2.43%), 엔씨소프트(2.15%), 삼성물산(1.97%), SK(1.73%), 삼성바이오로직스(1.52%) 순으로 개인의 대량 주문 비중이 높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셀트리온(1.87%), 신라젠(1.33%), 셀트리온헬스케어(1.25%), 티슈진(0.80%) 등 이른바 바이오 대형주들이 개인 대량 주문 상위 1~4위를 휩쓸었다.

이 종목들 상당수는 주가 상승률이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코스피 수퍼 개미 비중이 가장 높은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5.2%로, 코스피 전체 평균 상승률(19.78%·26일 기준)보다 15%포인트 웃돌았다. 수퍼 개미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는 주가가 한때 286만원을 기록하는 등 연초 이후 26일까지 33.5% 올랐고, 엔씨소프트(73%)와 삼성바이오로직스(120%)도 전체 평균 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수퍼 개미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111%로, 올 한 해 코스닥 전체 주가 상승률(20.71%)보다 90%포인트 높았다. 이 가운데 상위 1~3위인 셀트리온(80%)과 신라젠(510%), 셀트리온헬스케어(129%)는 주가가 폭등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재미를 크게 못 봤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 반면, 수퍼 개미들이 대거 투자한 상당수 종목은 수익률이 높았다는 점을 볼 때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