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제처럼 지낸 60년… 알고보니 진짜 친형제

미국 하와이에서 60년 동안 죽마고우(竹馬故友)로 지낸 두 남성이 뒤늦게 형제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와이 현지 방송 KHON2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KHON2에 따르면 하와이 오아후섬에 사는 월터 맥팔레인과 앨런 로빈슨은 15개월 터울의 친구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만나 친구가 됐다. 고등학교 때는 미식축구를 함께 했고 최근에는 크리비지(카드 게임의 일종)를 같이 즐겼다. 생애 대부분을 함께한 것이다.

두 사람은 고민거리도 비슷했다. 맥팔레인은 평생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살았고, 로빈슨도 어릴 때 입양돼 친부모를 몰랐다. 맥팔레인은 지난 몇 년간 가계(家系)를 확인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면서 아버지를 찾다가 DNA로 혈육을 찾아주는 한 사이트에 가입했다. 그는 이 사이트에서 그와 X염색체 등이 일치하는 DNA를 가진 사람을 발견했다. 이 사람이 쓰는 아이디는 '로비737'(Robi737)이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60년 지기(知己)인 로빈슨이었다.

맥팔레인은 KHON2 인터뷰에서 "로비는 로빈슨의 별명이고, 737은 비행기 조종사였던 그가 알로하 항공에서 몰았던 기종이었다"며 "알고 보니 로빈슨도 가족을 찾기 위해 같은 사이트에 가입했다"고 했다.

맥팔레인과 로빈슨은 정밀 조사를 거쳐 어머니가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지난 23일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로빈슨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했다. 맥팔레인이 아버지 찾는 것을 도와준 딸 신디는 "크리스마스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KHON2는 "두 사람은 은퇴 이후 여행 등을 함께 즐길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