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J노믹스 첫 성적표, 5개 암초에 달려있다

2018년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가 성적표를 받는 첫해다. 현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했기 때문에 예산안 등 주요 경제정책은 전임 박근혜 정부 때 짜놓은 것이 많았다. 반면 올해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429조원의 예산 등 J노믹스의 주요 공약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행된다. 전임 정부의 영향에서 벗어나 현 정부의 경제 운용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향후 5년 경제정책의 첫 단추가 될 올해 성적표의 5대 관전 포인트를 경제전문가 7인의 진단을 통해 점검했다.

①최저임금 대폭 인상 안착할까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작년보다 16.4%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의 목적은 소비 증진을 통한 성장의 선순환이다.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이다.

전문가들은 부정적이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30인 이하 사업장만 최저임금 상승분을 정부가 보조해주는데, 35인 사업장이 일자리안정자금을 받기 위해 5인을 해고하는 식의 고용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형 서울대 교수는 "앞으로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최저임금이 올라도 고용을 유지하는데, 민간 주체들의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며 "지표로 나타날 만큼 소비 증가가 뚜렷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②혁신 성장이 경제 체질 바꿀 수 있을까

정부 성장 정책의 양대 축은 소득 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이다. 개별경제 주체의 혁신을 통해 새 부가가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혁신성장의 초점이 중소·벤처기업에 맞춰져 있고, 대기업은 배제돼 있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우리 경제의 주역은 대기업인데, 혁신성장 로드맵에서 그 역할이 배제돼 있어 정책 성공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며 "대·중소기업의 공동 기술 개발처럼 양측을 포괄하는 지원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화 고려대 교수는 "의료 생명 분야처럼 규제 때문에 발전 못 하는 산업의 걸림돌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③가계부채와 부동산 안정

정부는 지난해 대출 억제 중심의 부동산 대책을 대거 발표했다. 올해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이 추진된다.

당분간 가계부채에서 눈에 띄는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 진단이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 가계부채는 충분히 갚을 능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화 교수는 "주택 가격이 갑자기 확 내리지 않는 이상 당장 가계부채가 문제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부동산 정책의 포커스를 안정적인 수요 관리에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고,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교통과 연계된 새로운 주거지 공급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④재정적자의 부메랑 효과

정부는 5년간 172조6000억원의 재정적자를 편성하고 있다. 국가 채무가 늘더라도 복지 확충 등에 쓸 돈은 쓰겠다는 정부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걸맞은 '삶의 질' 제고를 약속하고 있다. 문제는 재정을 풀어도 체감하는 복지 수준은 나아지지 않은 채 정부 곳간 상태만 나빠질 가능성이다. 박지형 교수는 "현 정부가 임기가 끝난 뒤에도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정책을 많이 실행하면 중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⑤반도체 중심 외발 엔진은 올해도

작년 경기 호조를 주도한 것은 반도체였다. 작년 반도체 수출은 357억달러로 전년 대비 57.4% 급증했다. 올해도 일단 호조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기술 수요 등에 힘입어 반도체 호황은 3년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동력을 발견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뚜렷한 미래 먹거리를 찾지 못하면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