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주식투자 나선 그대… "삼성전자·네이버 꼭 챙기세요"

지난해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거침없었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이후 22% 올랐고, 11월 3일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2557.97)를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606조원으로, 전년(1308조원) 대비 30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코스닥지수도 한 해 동안 약 26% 올랐다.

코스피를 떠받친 건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2016년 말 주당 18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던 삼성전자는 1년 만에 254만8000원으로 41% 뛰었다. 1000만원을 투자하고 1년을 기다렸다면 400만원 넘게 벌었단 얘기다. 지난해 펀드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성적표도 삼성전자 보유 비중에 따라 엇갈렸다.

그렇다면 2018년 새해에는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까.

본지는 국내 15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올해 투자처로 유망한 주식 5개씩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증시를 빛낼 후보로 최소 두 표 이상씩 받은 기업은 총 16곳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고, 네이버와 SK,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포스코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리서치센터장들은 "올 상반기에도 국내 증시가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실적이 확연히 좋아질 종목을 골라 담아야 투자 승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 종목이냐" 해도 삼성전자·네이버… 실적 기대 커

작년 초 본지가 같은 내용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1위에 올랐던 삼성전자는 올해도 8표를 받아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꼽혔다.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늘어 올해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5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올해는 6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은 "올해 반도체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는 기우(杞憂)일 뿐"이라며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주주 환원책 등을 감안할 때 주당 250만원대인 현 주가는 매력적이란 주장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도 "반도체 부문에서 10% 넘게 이익이 늘고, OLED 부문 수익성도 본격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작년 초에도 '또 삼성전자 추천이냐'고 했지만, 결국 안 샀다가 1년 내내 후회한 종목이 바로 삼성전자였다"는 것이 센터장들 얘기다.

삼성전자에 이어 2위(4표)로 꼽힌 종목은 네이버였다. 신동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올해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본격화되고, AI(인공지능) 음성 플랫폼 '클로바'의 생태계가 확대될 것"이라며 "모바일 포털 개편과 동영상 광고 확대로 광고 매출도 크게 늘어 이익이 눈에 띄게 늘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선 네이버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20%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T뿐 아니라 전 업종으로 눈 넓혀라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선 특히 IT(정보기술) 업종이 상승장을 이끌었다. 올해도 IT 부문 강세가 예상된다. 2표 이상 받은 16개 종목 가운데는 삼성전자, 네이버 외에도 SK텔레콤, 삼성전기, 엔씨소프트가 이름을 올렸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센터장은 "특히 SK텔레콤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5G 상용화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SK하이닉스와 SK플래닛 등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는 점이 눈에 띈다"고 했다.

다만 센터장들은 "올해는 IT 업종뿐 아니라 다른 업종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랠리를 이어온 IT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올랐고, IT가 촉발한 경기 개선의 온기(溫氣)가 화학·철강 등 다른 업종으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하라는 얘기다. 업종 내에서도 개별 종목의 실적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현대모비스를 추천주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A/S 사업부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돋보이는 데다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시장 성장세로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또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신흥국에서 대형 굴착기 노후화로 신제품 수요가 급증한 만큼 현대건설기계를 추천주로 꼽는다"고 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삼성전자와 공동 1위에 올랐던 포스코도 3표를 받아 공동 3위에 올랐다.

◇정부 정책 방향 주시해야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 내 주도주들을 잘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재중 대신증권 센터장과 서영호 KB증권 센터장은 각각 한미약품과 LG화학을 대표적인 정책 수혜주로 꼽는다. 제약·바이오 업종과 전기차 업종 등에서 문재인 정부 혁신 성장 정책의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특히 한미약품은 실적 안정성이 높은 가운데 올해 R&D(연구 개발)에서 좋은 결과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도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센터장 등 3명의 추천을 받았다. 북미·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로 실적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고, 정부 움직임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까지 개선되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이유다. 이 밖에 금융 종목 가운데선 한국금융지주가 2표를 받았다.

올해 정부 지원책으로 강한 상승이 예상되는 코스닥 시장도 주시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코스닥에서 제약·바이오 종목뿐만 아니라 콘텍트렌즈 제조사인 인터로조같이 실적 개선이 확실시되는 종목을 관심 종목으로 저장해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