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혼다, 무서운 질주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회사는 캐딜락이었다. 한 해 동안 2008대를 팔아 82.2%가 늘었다. 증가율만 따지면 1위였다. 캐딜락이 국내에서 연간 2000대 이상 판 건 작년이 처음이다. 특히 간판 모델인 CT6는 총 806대가 팔리며 판매량이 2016년(328대)의 2배를 웃돌았다. 김영식 캐딜락 총괄사장은 "작년은 캐딜락이 전체 라인업을 완성하고, 젊어진 캐딜락을 증명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일본 혼다는 작년 1만299대를 팔았다. 2016년 대비 55.2% 성장했다. 작년 1월 출시한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2257대가 팔려 성장세를 주도했다.

이처럼 지난해엔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브랜드 성장이 눈에 띄었다. 기존 수입차 시장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뿐 아니라 캐딜락·혼다·볼보·시트로앵 등이 분발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대수는 23만3088대. 2016년 22만5279대와 비교하면 3.5% 늘었다.

◇볼보·시트로앵 판매 급등

프랑스 자동차 시트로엥은 지난해 1174대가 팔렸다. 2016년 대비 판매 증가율은 27.1%. 전체 판매 대수 중 절반 이상이 젊은 디자인과 감성을 담은 소형 SUV C4 칵투스였다. 시트로앵을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차량 보호와 디자인 감각을 동시에 충족시킨 에어 범퍼와 색다른 인테리어 등이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눈높이를 만족시켰다"고 말했다.

볼보는 SUV XC90과 더 뉴 S90을 앞세워 6604대를 팔아치웠다. 2016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26.9% 증가했다. 볼보는 판매가 급증하자 작년 8월 판매 목표 대수를 기존 6300대에서 6500대로 올렸고, 이조차 초과 달성했다. 볼보는 이런 분위기를 등에 업고 작년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확장에 1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1997년 한국 법인 설립 이후 최대 규모 국내 투자를 단행했다.

◇벤츠·BMW도 20% 이상 판매 증가

 

벤츠는 작년 판매량이 6만8861대로 전년 대비 22.2% 늘며 수입차 업계 최초로 연 6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벤츠 E클래스는 3만대가 넘게 팔리며 수입차 단일 차종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BMW도 작년 5만9624대를 팔며 전년보다 판매량이 23% 증가했다. BMW 5시리즈는 작년 한 해 2만4119대가 팔려 BMW 판매량을 견인했다. 벤츠와 BMW 판매량을 합치면 작년 수입차 판매량의 55%에 달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독일차 브랜드 점유율이 떨어지고, 도요타·렉서스·혼다·닛산 등 일본차 점유율이 늘어났다. 독일차는 작년 13만2236대(점유율 56.7%)가 팔리며 2016년(13만7885대·61.2%)보다 적게 팔렸다. 반면 작년 일본차는 2016년(3만5429대)보다 23% 늘어난 4만3582대가 팔려 점유율도 18.7%로 뛰었다. 일본차 대표 브랜드 도요타는 작년 1만1698대를 팔아 판매 대수가 26.3% 증가했다. 캠리 하이브리드가 2431대 팔렸고, 프리우스가 2161대 팔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아우디가 판매 중지되면서 상대적으로 독일차들이 예년보다 적게 팔렸고, 그 빈자리를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일본차가 채웠다"고 말했다.

◇수입차, 올해도 마케팅 공세

수입차 업계는 올 한 해도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와 고성능차를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벤츠는 올해 E클래스의 고성능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E63S 4매틱과 더 뉴 GLC 등을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C클래스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첨단 디지털 미디어 장비를 적용한 전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BMW는 전기차 뉴 i3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i8 부분 변경 모델 등 친환경차를 시장에 내놓고 뉴 X2를 출시, SUV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지프·크라이슬러·피아트를 판매하는 FCA코리아는 올해 지프(Jeep) 브랜드 올 뉴 랭글러와 올 뉴 캠패스를 출시하고, 경쟁력 있는 신차 도입을 위한 브랜드 재배치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캐딜락은 서비스·판매망을 확대하고 고객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