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1.30 09:50

중산리 코스 5.4km, 1월 1일 일출 6시간 전부터 산행 허용하기도

지리산 천왕봉(1,915m)에서 해돋이를 제대로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지리산 천왕봉 해맞이는 주변의 장터목, 로타리, 치밭목 3개 대피소에서 자고 다음날 해야 한다. 지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야간산행을 금지하고 일출 2시간 전이 되어야 입산을 시키기 때문이다. 단 1월 1일만 예외적으로 일출 6시간 전부터 산행을 허용하기도 한다. 허용 여부는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055-970-1000)로 문의해야 한다.

천왕봉을 오르는 최단코스는 중산리 기점의 등산로다. 중산리~로타리대피소~천왕봉까지는 약 5.4km로 4시간쯤, 로타리대피소에서 천왕봉까지는 2시간 남짓 걸린다. 1월 1일 당일산행을 계획했다면, 새벽 3시 이전에 중산리를 떠나야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다. 특히 이 날은 등산객이 많아 길이 밀릴 수 있으니 일정을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좋다.

대피소에 가서 자고 일출을 보는 일정이라면 전날 일몰 2시간 전에 입산해야 한다. 일몰 전에 안전한 대피소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이니, 대피소를 예약했다고 하더라도 이 점을 염두에 둔다. 정초 이외의 날을 잡으면 느긋한 산행과 편안한 대피소 이용이 가능하다.

1박2일 일정으로는 중산리~로타리대피소(1박)~천왕봉~장터목~중산리가 무난하다. 첫날 오후 3시 이전에 중산리 탐방안내소에 도착해야 이 날 로타리대피소까지 들어가 잘 수 있다. 다음날은 새벽 4시경 로타리대피소를 출발해야 천왕봉 일출시각에 맞출 수 있다.

중산리분소를 지나 200m쯤 오르면 화장실, 야양장 관리사무소가 선 삼거리가 나온다. 다리 건너 곧장 이어지는 길은 자연학습원 가는 길이며, 등산로는 왼쪽 야영장관리소 앞으로 난 길이다. 길은 곧 숲속으로 이어진다. 뚜렷하고 정비도 잘 돼 있는 숲속 계곡길을 따라 1시간쯤 오르면 등산로 왼쪽으로 칼을 잘라 세워놓은 것 같은 칼바위가 나타난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맞이하며 환호하는 등산객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맞이하며 환호하는 등산객들.

장터목 가는 유암폭포 길과 로타리대피소 길은 이 칼바위 위 약 100m 지점에서 갈라진다. 오른쪽이 법계사 길로서 조금 걸어오르면 짤막한 구름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를 지나 로타리대피소까지는 약 1시간 거리. 완경사의 숲길이 이어진다.

로타리대피소부터 1시간 30분 남짓 비지땀을 빼며 오르면 왼쪽 반반한 절벽 지대 아래 천왕샘이 있다. 안내팻말도 서 있는 이 샘은 가물면 쉽게 말라붙으므로 믿지 말고, 아래쪽에서 넉넉히 물을 준비해 가야 한다. 천왕샘터를 지나면 말뚝에 로프로 난간을 삼은 구간에 이어 계단이 나온다. 이 후 좁은 협곡같은 바위지대 사이의 급경사 계단길을 올라야 한다. 계단길이 끝난 뒤 왼쪽으로 30m 정도 가면 천왕봉이다.

로타리대피소~천왕봉 구간은 밤중이라도 랜턴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길을 찾아 오를 수 있다. 길 양쪽으로 흰 밧줄 난간이 길게 설치되어 있고 곳곳에 이정표도 있다. 다만 겨울철 눈으로 난간의 밧줄이 보이지 않고, 밤사이 강풍으로 족적이 사라진 경우 길 찾기가 까다로워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약 발이 갑자기 깊게 빠지거나 얼굴에 나뭇가지가 계속 스친다면 십중팔구 길을 잘못 든 것이다. 이럴 때는 주등산로를 찾을 때까지 온 길을 되짚어 나와야 한다.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하산하는 길은 거의 외길이고 계곡 길이므로 설혹 잘못 길을 들었다고 해도 중산리로 어차피 내려가게 된다. 다만 폭포도 있는 등 절벽지대를 만날 위험이 높으므로 반드시 주등산로를 찾아 내려와야 한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샘터 앞을 지나 한동안은 급경사 돌계단길이다. 중간에 명선교, 경기막터교 등을 밟으며 계곡을 좌우로 몇 차례 건넌다. 넓은 마당바위를 지난 뒤 초록 구름다리를 건너면 절반쯤 내려온 셈이다. 그 후 500m 가서 철문을 지나면 법계사 길과 장터목 길이 갈리는 삼거리다. 그 직후에 칼날을 세운 것 같은 명물 칼바위가 나온다. 이후 20여 분 내려가면 중산리 탐방안내소다. 장터목에서 중산리 탐방안내소까지는 3.3km로 2시간 30분쯤 걸린다.

문의 지리산 관리사무소 중산리탐방안내소 055-972-7785.

지리산 등산지도

교통

일단 진주까지 가서 중산리행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진주 시외버스터미널(1688-0841)에서 중산리 가는 버스가 하루 18회 운행. 1시간 15분 소요. 요금 5,900원. 중산리에서 진주행 막차는 오후 7시35분에 출발.

숙박(지역번호 055)

중산리 탐방안내소 주차장 앞 천왕봉의집(972-1155), 산꾼의집(972-1212), 용궁산장(973-8646) 등이 있다. 1층은 식당, 2층에 민박용 방을 들인 상가 건물이다. 방이 널찍해 10명도 충분히 잘 수 있고, 방 앞(건물 내)에 널찍한 평상을 놓아 취사가 가능하다. 인원과 시기에 따라 7만~10만 원선. 식당에는 산채비빔밥, 찌개백반 등의 메뉴를 갖추고 있다. 상가에 매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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