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IC 지척에 이런 명소들이… 막힐 땐 '삐딱선' 타세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동 한 그릇 사먹는 데 30분이 걸렸다" "차가 너무 막히니 노상 방뇨는 일도 아니더라"…. 명절마다 나오는 '한민족 대이동 괴담'은 올 설이라고 다를 것 없다. 특히 올해 설 연휴인 15~18일은 주말과 겹쳐 연휴가 짧은 탓에 분산 이동이 적어 고속도로 정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흘간 고속도로는 귀성·귀경 차량들로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를 방불케 할 것이고 휴게소마다 주차 전쟁이 펼쳐질 것이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은 하나, 삐딱하게 옆길로 새 보는 것이다. 앞만 보며 달리느라 놓쳤던 고속도로 주변에도 쉼표 같은 여행지가 숨어 있다. 경부부터 호남·영동·서해안 고속도로까지 4대 고속도로 근접 여행지를 소개한다. 나들목인 IC(interchange) 기준 차로 3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들로 상·하행 여부, 실시간 교통 변화에 따라 거리와 소요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경부/호남 옥천 IC '정지용 생가', 대전 IC 옆 '한밭수목원'

경부고속도로(서울 한남 IC~경남 구서 IC) 주요 IC에서 10㎞ 이내 근접 여행지는 경기도박물관(기흥 IC), 물향기수목원(오산 IC), 천호지(천안 IC), 한밭수목원(대전 IC), 정지용문학관·생가(옥천 IC), 김광석 다시 그리기 거리(북대구 IC), 통도사(통도사 IC) 등이 있다.

그중 추천할 만한 곳은 충북 옥천군 하계리 정지용 생가와 정지용 문학관(043-730-3408). 옥천 IC에서 4㎞ 정도, 불과 6~10분 거리에 있다.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울고 있을 것만 같은' 소담스러운 정지용 생가를 둘러보고 나오면 정지용 문학관이 기다린다. 작가 연보 및 시·산문 초간본, 멀티미디어 등을 통해 시인 정지용의 삶과 문학에 대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정기 휴관일 외에 명절 당일만 문 닫으며 명절 연휴 기간엔 운영한다. 무료 관람.

대전 IC에서 7㎞ 거리에 있는 대전광역시 만년동 한밭수목원(042-270-8452)은 스산하지만 겨울 경치를 만끽하기에 좋다. 눈 쌓인 산책길을 걷다 추우면 온실인 '열대식물원'을 둘러보자. 천안 IC 쯤 지날 때 어스름 해가 진 후라면 천호지 야경이 볼만하다. 천안 IC에서 3㎞ 정도 떨어져 있다.

청주 IC에서 약 11㎞ 거리에 있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고인쇄박물관(043-201-4266)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의 탄생과 발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 옛날 인쇄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활자 체험(무료)과 옛날 책 만들기 체험(1만2000원) 등을 진행한다. 정기 휴관일 외에 명절 당일만 문 닫으며 명절 연휴 기간엔 운영한다. 무료 관람.

호남고속도로(충남 논산 JC~전남 서순천 IC) 주요 IC에서 10㎞ 근접 여행지는 미륵사지(익산 IC), 한국도로공사수목원(전주 IC), 내장산조각공원(내장산 IC), 홍길동테마파크와 필암서원(장성 IC), 소쇄원(창평 IC), 국립광주박물관(동광주 IC) 등이다.

가장 근접한 여행지는 전주 IC에서 나와 2㎞ 지점에 있는 전북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 한국도로공사수목원(전주수목원, 063-212-0652). 겨울이라 볼거리는 적지만 전주 톨게이트 옆, 무료 관람 공간이라 고속도로를 달리다 지루하면 잠시 샛길로 빠져 쉬었다 가기에 부담 없다. 정기 휴관일인 월요일 외에 명절 당일만 문 닫는다.

어린이나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이라면 장성 IC에서 9㎞ 거리에 있는 전남 장성군 황룡면 홍길동테마파크(061-394-7242)에 들러볼 만하다. 허균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주인공 홍길동이 실존 인물임을 증명하는 고증을 비롯해 홍길동 생가 등이 있다. 전남 담양군 소쇄원(061-381-0115)은 한국의 민간 정원 중 최고라 칭송받는 곳. 조선 중기 문인 양산보가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되자 고향으로 내려와 은둔한 곳으로 겨울 절경 또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창평 IC에서 9㎞ 거리에 있어 지나가는 길에 들러볼 만하다. 연중무휴로 설 당일 무료 개방하며 이 외 관람료는 700~2000원.

영동/서해안 여주 IC선 '명성황후생가', 발안 IC선 '우리꽃식물원'가까워

영동고속도로(인천 서창 JC~강릉 JC) 주요 IC에서 가까운 여행지는 광교역사공원(동수원 IC), 에버랜드(마성 IC), 덕평공룡수목원(덕평 IC), 명성황후 생가(여주 IC), 간현관광지(원주 IC), 월정사(진부 IC), 대관령양떼목장(대관령 IC) 등이다.

거리로 보면 여주 IC에서 1.5㎞ 지점에 있는 경기 여주시 능현동 명성황후 생가(031-887-2868)가 들렀다 가기 만만하다. 원주 IC에서 15㎞ 떨어진 간현관광지(033-731-4088)는 지난달 소금산 출렁다리가 개통돼 인기 여행지가 됐다. 소금산 100m 절벽 위에 설치된 길이 200m 출렁다리를 걸어 보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개통 20일 만에 관람객 12만명을 돌파했다. 하절기 전 당분간 별도 통행료, 휴장일 없이 운영할 예정이란다. 평창 IC 주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엔 이율곡 선생 사당인 봉산서재(033-330-2771), 이효석문학관(033-330-2700), 평창무이예술관(033-335-6700) 등이 모여 있다. 평창 IC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평창 명소 빅3'를 한 번에 여행할 수 있다. 평창무이예술관은 동계올림픽 기간인 2~3월에 한해 무료 개방한다.

서해안고속도로(서울 금천 IC~전남 죽림 JC)에선 우리꽃식물원, 해미읍성이 각각 발안 IC에서 6분, 해미 IC에서 3분 거리에 있다. 무창포IC에서 4㎞ 지점에 있는 충남 보령시 웅천읍 무창포타워(041-930-3809)는 서해 낙조 조망 명소다. 춘장대 IC에서 15㎞ 떨어진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동백나무숲(041-952-7999)엔 수령 400~ 500년 된 85주의 동백나무를 만나볼 수 있다. 2곳 모두 연중무휴이며 관람료는 500~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