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의 빅뱅 이뤄야 4차 산업혁명서 생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노규성(61) 한국생산성본부(KPC) 신임 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생산성본부 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변화의 시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KPC 선임연구원, 한국미래경영연구소 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현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로 현재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도 맡고 있다.

노 회장은 우리나라 생산성이 정체 또는 하락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미국·네덜란드 등 선진국의 절반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28위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00년대 초반까지 5%를 넘나들다 2014년 -1%를 기록했고 2015년에도 1%대에 머물렀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고,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의 51%에 불과하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에서 벗어나 다품종 소량생산, 맞춤형 생산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올라타고 고객 수요·반응·패턴 분석을 통한 '수요예측 시스템'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지금까지는 노동 등 생산요소 투입과 생산량을 각각 얼마나 줄이고 늘리는지가 생산성을 결정했다면 앞으로 생산 과정 전반의 혁신에 따른 '생산성 빅뱅' '생산성 혁명'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채용 과정을 예로 들었다. 같은 10명을 뽑더라도 구직자 1만명이 지원한 회사에 비해 수년간 축적된 채용·인사 자료를 토대로 현재 가장 필요한 사람의 자격 요건을 구체적으로 채용 공고에 반영해 지원자가 1000명인 회사는 채용에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심층 평가를 통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때 회사가 얼마나 양질의 데이터를 갖고 있으며, 이를 가공·분석하는 틀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노 회장은 "KPC는 데이터 축적 및 활용을 통한 혁신 등을 반영한 지수·모델을 개발해 기업의 생산성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생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이것이 투자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KPC는 지속가능경영지수를 통해 협력사와의 관계 등을 진단하고 이 부분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 회장은 임기(3년) 내 KPC를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 신규 비즈니스 모델 사례 분석'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 금융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양성 과정' 등 관련 교육 과정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 추진 컨설팅 사업 개발과 정책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사람도 60년을 살면 제2의 인생을 준비합니다. 올해 설립 61년을 맞는 KPC도 '제2의 국가적 생산성 혁신 운동'을 통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습니다."

그는 또 "변혁의 시기에 기존의 방식으로 대응하긴 어렵다"며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토론과 자율적인 팀워크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와 최상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957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KPC는 1986년 정부 산하 특별법인으로 개편된 지식 서비스 기관인데 교육·컨설팅·NCSI 같은 지수(指數) 조사 발표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