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2.26 02:39

[2018 평창]
17일 열전 마치고 한데 어우러진 폐회식… 패럴림픽 내달 9일부터

'수호랑이 하트로' 실시간 드론쇼… 씨엘·엑소 등장에 분위기 절정
中, 판다 앞세워 베이징 홍보 공연

개회식이 한국의 태고와 미래를 보여줬다면, 폐회식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은 선수단과 자원봉사자, 대회 관계자, 관객이 격식을 벗어던지고 우정을 나누는 무대가 됐다. 3만5000명 관객의 목소리가 하나로 울려 퍼지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1'을 외치는 순간 롤러 스키와 스케이트를 탄 수십여 명의 연기자들이 무대를 가로지으며 등장하며 폐회식의 시작을 알렸다.

4년간 고된 훈련의 결과를 이번 대회에서 쏟아낸 선수들은 기쁨을 만끽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바빴고,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쾌지나 칭칭나네 반주에 맞춰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와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이 손을 잡고 정답게 입장했다.

리우올림픽 개·폐회식에 이어 영하 8도였던 평창올림픽 개회식 때도 상체를 드러낸 채 통가 전통 하의만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통가맨' 피타 타우파토푸아는 폐회식 입장 땐 두툼한 붉은색 패딩으로 무장했다. 이번엔 타우파토푸아의 우람한 근육을 못 보는 줄 알았지만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준비한 회심의 카드가 있었다. 바흐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을 빛낸 선수"라며 타우파토푸아와 윤성빈, 렴대옥(북한), 린지 본(미국), 고다이라 나오(일본) 등을 호명했다. 그러자 타우파토푸아는 개회식 때처럼 상의를 탈의한 모습으로 나타나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바흐 위원장은 윤성빈과 렴대옥 사이에 서서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바흐 IOC 위원장·평창 빛낸 얼굴들 ‘손 하트’ -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25일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한국식 감사인사를 하겠다”며 각국 스타 선수들과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피타 타우파토푸아(통가), 류자위(중국), 린지 본(미국), 렴대옥(북한), 바흐 위원장, 윤성빈(한국), 세운 아디군(나이지리아), 고다이라 나오(일본),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바흐 IOC 위원장·평창 빛낸 얼굴들 ‘손 하트’ -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25일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한국식 감사인사를 하겠다”며 각국 스타 선수들과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피타 타우파토푸아(통가), 류자위(중국), 린지 본(미국), 렴대옥(북한), 바흐 위원장, 윤성빈(한국), 세운 아디군(나이지리아), 고다이라 나오(일본),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연합뉴스

개회식 최대 하이라이트로 전 세계 관심을 모았던 드론쇼는 이번엔 사전 녹화 영상이 아니라 현장 실시간 쇼로 펼쳐졌다. 수백 개의 드론이 마스코트 수호랑 모양을 만들었다가 나중엔 커다란 하트로 변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K팝 스타인 씨엘과 엑소(EXO)가 등장해 열정적인 공연으로 폐회식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씨엘은 '내가 제일 잘나가'를 부르며 선수들에게 '모두가 승리자'란 메시지를 전달했다. 엑소는 히트곡 '으르렁' '파워' 등으로 K팝 팬들을 열광시켰다.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폐회식에서 뛰어난 연출을 보인 장이머우 감독이 2022년 대회 개최 도시인 베이징을 알리는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베이징의 8분'으로 명명한 이 공연에선 중국이 이룬 하이테크 기술과 전통이 결합한 새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판다로 분장한 인형이 무대에 등장해 무용수들과 함께 율동을 선보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영상을 통해 '2022년 베이징에서 만나요'라는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폐회식의 피날레는 신나는 EDM(전자음악) 파티였다. 올림픽 기간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음악에 몸을 맡겼다. 네덜란드의 유명 DJ 마틴 개릭스가 나와 폐회식장을 신나는 클럽으로 만들었다. 개회식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인면조도 폐회식 막판 다시 모습을 드러내 시선을 끌었다. 17일간의 겨울 축제는 흥겨운 축제의 장으로 마무리됐다.

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평창·강릉 지역에선 다음 달 9일부터 18일까지 동계패럴림픽 대회가 열린다. 6개 종목, 80개 경기에서 전 세계 장애인 선수들이 기량을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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