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 주택 총조사의 가구 구성비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975년 이전만 해도 5인 이상 가구가 보편적이었다. 1980~2005년에는 4인 가구가 세 집 중 한 집꼴로 가장 많았다.
2010년에는 2인 가구가 가장 많아 네 집 중 한 집꼴이었고, 급기야 2015년 센서스에서는 처음으로 1인 가구(27.2%)가 2인 가구(26.1%)보다도 많아져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됐다. 2015년 한국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1911만1000가구)의 27.2%인 520만3000가구였다. 세 집 중 한 집은 '나홀로족(族)'인 것이다.
최근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 등 1인 가구의 생활을 다룬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일코노미(한 사람을 나타내는 숫자 1과 경제를 뜻하는 영단어 이코노미의 합성어)'가 등장한 것도 이러한 가구 구성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1인 가구 중 빠르게 비중이 늘고 있는 집단은 바로 1인 노인 가구, 즉 독거 노인이다. 통계청 장래 가구 추계에 따르면 전체 1인 가구에서 만 65세 이상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24.5%에서 2045년 45.9%로 증가할 전망이다. 독신 가정 둘 중 하나는 노인 가구라는 것이다.
사회 변화에 능동적이고 익숙한 젊은 층은 싱글 라이프를 즐기기 위한 자발적 '싱글'의 길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 세대의 비자발적 1인 가구 증가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노년에 홀로 지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건보공단의 무료 건강검진 적극 활용
혼자 살면 불규칙적인 식사나 수면, 운동 등으로 생활 습관이 나빠져 질병 발생 위험이 늘어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우리나라 세대별 1인 가구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독거 노인 10명 중 4명이 우울증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 또 독거 노인 10명 중 1명이 자살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독거 노인은 가족과 생활하는 노인보다 건강보험과 민간 의료보험 가입률은 낮고, 만성질환율과 입원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무료 건강검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2년에 한 번 홀수 해 출생자는 홀수 해에, 짝수 해 출생자는 짝수 해에 기본적인 검사와 더불어 주요 암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과 관련한 궁금증은 건강정보 전문 포털사이트(http://hi.nhis.or.kr)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1577-1000)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응급 상황에서 누구에게 전화할 것인가
응급 상황에 대비해 친구나 가족 친지와의 핫라인(비상연락망)을 확보하고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관계를 이어 가야 한다. 1인 가구의 경우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복지부에서 발표한 1인 노인 가구 고독사의 경우 2011년 693명에서 2015년 1245명으로 증가했다.
독거 노인의 경우 독거 노인 종합지원센터의 독거 노인 돌봄 기본 서비스를 통해 주기적인 방문과 전화 확인, 독거 노인 대상 복지·문화 프로그램을 지원받거나 노인 상담 전화(1661-2129)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익숙해지자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이용하면 혼자 살면서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더 넓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일본의 유명한 스마트폰 게임 개발자 와카미야 마사코씨는 83세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던 와카미야씨는 1990년대 중반 와병 중인 어머니를 돌보며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컴퓨터 통신을 처음 활용했고, 80대에 노인 전용 앱과 컴퓨터 게임까지 개발했다.
와카미야씨가 "디지털 기술은 인간을 창조적으로 만들어주며, 이는 노인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처럼, 노인들 또한 다양한 앱을 활용하여 혼자 할 수 있는 운동과 취미 생활을 가지면 좋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많은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인터넷 활용법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노후 빈곤에 대비해야
홀로 사는 노후에 가장 큰 문제는 경제력이다.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빈곤율(65세 이상 노인 가구 중 소득이 전체 가구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비율)은 61.8%로 전체 빈곤율(19.5%)의 3배에 달한다. 특히 노년층 1인 가구의 약 74%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1인 노인 가구의 경제적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노후 경제력 보완을 위해서는 생활비를 쪼개 사적 연금에 가입하거나 국민연금 임의 가입 등을 통해 일정 수준의 노후 소득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또한 노후 긴급 의료비를 위해 별도 자금 마련이나 실손보험 간편 가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24시간이다. 하지만 이 24시간을 어떻게 나누어 쓰고 준비하는가에 따라 노년의 삶은 달라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 홀로 살 날들을 미리 준비하고, 어떻게 가치 있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