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노하우 드라이어, 다이슨보다 좋아요"

"신제품 헤어드라이어 '에어샷 플라즈마 시스템'은 유닉스전자의 40년 기술력을 쏟아부은 역작(力作)입니다. 제품 개발에만 평소의 2~3배인 3년이 걸릴 정도로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지난 5일 서울 용산에 있는 유닉스전자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이충구(77) 유닉스전자 회장은 "두 배 가격인 영국 다이슨 제품보다 우리 것이 더 낫다"고 큰소리쳤다. 다이슨 제품과 비교하는 질문이 나오자 70대 후반 현역 경영자의 목소리는 한 톤 높아졌고 손짓도 커졌다.

국내 이·미용기기 시장 1위 업체 유닉스전자는 이 회장이 30대 후반이던 1978년 설립,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창립 이후 40년간 팔린 각종 제품은 5000만대에 이른다.

이 회장이 창업한 때는 미용실에서도 연탄불에 달군 집게를 쓰던 시절이었다. 그는 "사업 아이템을 찾으러 안면이 있던 나쇼날(현 파나소닉) 임원을 만났더니 '지금 일본은 드라이어가 대유행인데 한국도 곧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며 "곧바로 도쿄 전자상가에 가서 히타치·도시바·나쇼날·소니 제품 10여개를 사서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방문 판매로 구로·창원·구미 등 전국 공단 곳곳을 뚫으면서 유닉스전자 제품은 여공(女工)들 사이에 필수품이 됐다. 이 회장은 "3개월 할부 판매에 3개월 안에 하자가 생기면 새것으로 교환해주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며 "직장 동료끼리 돈을 모아 살 만큼 인기가 높아지고 불량률도 떨어지면서 회사가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엔 세계 최초로 정전기가 없는 음이온 헤어드라이어를 개발하며 국내 시장점유율은 70%까지 높아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미국 화장품 업체를 통해 해마다 수천만 달러어치를 수출하면서 2004~2005년 미국 헤어디자이너들이 선정한 최고 이·미용기기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거래처가 가격이 싼 중국 업체로 제품 공급처를 바꾸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2006년 750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09년 37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회장은 "한 번에 5000만달러(약 530억원)가 빠지니 '멘붕'이 왔다"면서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일본·프랑스·스페인 등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하고 제품도 청소년·노인층 등 세분화하며 체질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현재 유닉스전자가 수출하는 국가는 중국·호주·말레이시아 등 17국에 이르고, 생산하는 이·미용 제품은 헤어드라이어, 고데기 등 모두 183종에 이른다.

유닉스전자는 이달부터 판매하는 신제품 '에어샷 플라즈마 시스템'을 발판으로 현재 30% 수준인 수출 비중을 내년까지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음이온은 물론 양이온까지 나오는 플라스마 시스템을 채택해 200만개가 넘는 이온이 머리카락을 코팅해 보호한다. 전원 코드 강도 등 안전성도 기존 제품보다 10배 이상 강화했다. 가격은 평균 5만원 수준인 유닉스전자 다른 제품보다 5배 이상 높은 28만원으로 정했다.

이 회장은 "국내 판매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벌써 일본 유통업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고, 미국 거래처에서도 샘플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하반기부터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올해는 매출 800억원, 내년에는 1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