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쇼핑 분야 거래액이 매 분기마다 전 분기 대비 약 30%씩 급증하며 이베이코리아(G마켓과 옥션 운영)와 SK플래닛(11번가 운영)에 이은 3위로 올라선 것이다. 현재의 급증세라면 올해는 2위 자리까지 위협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올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쇼핑에 도입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공세에 밀린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산업연구원은 네이버 쇼핑의 거래액이 지난해 4조6000억원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G마켓과 옥션을 합친 이베이코리아(13조7000억원)와 11번가(9조원)에 이은 업계 3위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 쇼핑은 지난해 4분기에만 거래액이 2조원에 육박했고 이 기세라면 올해 거래액 9조원을 넘겨 11번가와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검색·간편결제·인공지능이 네이버 쇼핑의 힘
네이버 쇼핑의 가장 큰 성장 원동력은 포털 검색이다. 소비자가 물건을 사기 전에 네이버 검색을 통해 가격과 상품을 비교한 뒤 물건을 사는 양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네이버 검색 파워가 온라인 쇼핑 시장에도 전이되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 해 네이버 전체 검색 중 30%가 쇼핑 목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도 성장의 주요 배경이다. 이용자가 네이버페이에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를 등록하기만 하면 이후부터는 구매할 때마다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공인인증서 등 복잡한 결제 과정을 거치는 다른 쇼핑몰보다 쉽고 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중소 온라인 판매업자들도 별도 회원 가입 없이 간편하게 결제 가능한 네이버페이를 자신들의 사이트에 속속 탑재하면서 네이버페이의 연간 결제액은 작년 7조원에 달했다. 네이버 검색→쇼핑→결제가 한 번에 이어지는 독점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네이버는 입점 판매자들에게 경쟁 온라인 쇼핑몰보다 낮은 판매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분석실장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인 네이버가 선발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낮은 수수료라는 파격적인 유인책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올해 AI 쇼핑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5억건이 넘는 누적 상품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자사의 쇼핑 서비스에 입점한 판매자가 상품 이미지를 등록하면 자동으로 관련 검색어(태그)를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