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호주 제치고 1위… 원유·천연가스 수입도 급증 美가 무역적자 주범으로 꼽는 한국 자동차 수출 오히려 감소 전문가 "美서 열리는 3차 협상때 대미수출 부진 등 충분히 알려야"
최근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보카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에겐 낯선 과일이었다. 미국산 아보카도의 수입은 FTA 발효 전인 2007~2011년엔 연평균 100만달러였다. 그러나 작년 아보카도 수입은 19배인 1900만달러로 늘었다.
2016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對美) 수출도 늘었다. 2011년 87억5600만달러였던 자동차 수출은 2015년 175억60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15일은 2012년 3월 15일 한·미 FTA가 발효된 지 6년째 되는 날이다. 양국 간 교역은 작년 1193억달러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교역 대상국이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농축수산물 수입을 대폭 늘렸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와 석유 제품 등의 수입을 크게 늘렸다.
미국의 한국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상승, 지난해엔 중국에 이어 2위인 일본과의 격차가 0.9%포인트 차로 줄었다. 한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2012년 2.6%에서 지난해 3%까지 늘었다.
미국은 한·미 FTA 협정이 불공정하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FTA 발효 이후 계속 증가하던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2016년부터는 감소세다. 한·미 양국은 1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제3차 개정 협상을 진행한다.
◇美, 한국 시장점유율 확대…日과 근소한 차이
아보카도뿐 아니라 체리, 레몬, 쇠고기, 바닷가재 등 농축수산물 수입은 한·미 FTA 발효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7~2011년 미국산 체리 수입액은 3200만달러에서 1억4500만달러로 353% 증가했다. 레몬 수입액도 700만달러에서 3200만달러로 358% 늘었다. 바닷가재는 2007~2011년 평균 200만달러에서 발효 후인 2012~2017년 평균 2700만달러로 14배로 늘었다.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해 호주산을 제치고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지난해 12억5600만달러를 기록,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51%를 차지했다.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지난해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입은 전년보다 119.3% 급증한 60억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미국산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은 전년 대비 55.9% 증가, 중동산을 제치고 2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수입액은 2016년 1100만달러에서 지난해 8억800만달러로 폭증했다. 원유 수입도 2016년 1억2600만달러에서 작년 7억2500만달러로 475% 늘었다. 이에 따라 미국 상품은 한국 시장 내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 일본(11.5%)을 바짝 뒤쫓고 있다. 미국의 한국 시장점유율은 2011년 8.5%에서 지난해 10.6%로 2.1%포인트 늘었다.
◇2년간 대미 무역 흑자 80억달러 감소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 감소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178억6000만달러로 2015년 258억1000만달러보다 79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무선 통신 기기 등의 수출은 줄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LPG, 농수산물 등의 수입은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한(對韓) 무역 적자 주범으로 자동차를 꼽는다. 그러나 자동차 및 부품은 미국 현지 완성차 판매 부진에 따라 수출이 감소했다. 2016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2.5%)가 철폐된 이후 오히려 대미 자동차 수출은 감소했다. 2016년 156억달러였으나 작년 147억달러로 6.4% 감소했다. 작년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8.9%로 FTA 발효 이전인 2011년(7.0%) 대비 1.9%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시장점유율은 9%에서 15.5%로 상승했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상위 10개국 중에서 대한국 적자는 가장 큰 폭으로 감소, 한국은 2016년 8위에서 작년 10위로 하락했다, 무역협회 강내영 연구원은 "대미 수입 증가와 미국의 수입 규제로 인한 대미 수출 부진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지난 2년간 대미 무역 흑자 감소세를 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