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한 원시인? 그들은 현 인류의 뿌리

우리는 모두｜2％ 네안데르탈인이다｜우은진·정충원·조혜란 지음｜뿌리와 이파리｜244쪽｜1만5000원

헝클어진 머리와 툭 튀어나온 입, 작달막한 키에 떡 벌어진 어깨. 교과서에서 봤던 네안데르탈인은 사람보다는 원숭이에 가깝다. 이 책은 3만 년 전 멸종했다고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이 현대 인류와 함께 출근길, 지하철에 나란히 앉아 있는 상상을 한다.

이른바 '뼈 좀 본다'는 우리나라 인류학자 세 명이 뭉쳤다. 이들은 많은 부분에서 우리와 가장 비슷한 존재인데도 '미개한 원시인' 이미지로 왜곡됐던 네안데르탈인의 실체를 드러낸다. 최신 연구는 네안데르탈인이 다친 동료를 돕고 죽은 가족을 기리는 등 현생 인류 못지않은 문화를 가졌고 뇌 용량은 오히려 우리보다 약 100㏄ 컸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새로운 조명은 단순히 '우리 뿌리가 그곳'이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건,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진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이다. 살아남은 현생 인류만이 완전한 사람이고 나머지 사라진 종은 모두 진화사의 패배자로 치부했던 인류에게 반성 기회를 던진다. 우리는 사람이고 그들은 아니라는 편견과 환상을 걷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