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위급, 열차 타고 訪中

북한의 고위 인사가 26일 전격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訪中) 가능성과 함께 여동생 김여정 특사 파견설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선 주변 100m 이내 접근이 차단되는 등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 북한 대사관 차량을 포함한 귀빈용 고급 차량 20여 대도 목격됐다. 인민대회당은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급 간부가 외국의 국가원수급 귀빈이나 특사, 또는 그에 준하는 고위 인사를 접견할 때 주로 이용한다. 이에 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인사를 직접 만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이날 오후 베이징역에는 북한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삼엄한 경비 속에 도착하는 모습이 NNN(일본 요미우리 계열 뉴스 전문 채널) 카메라에 포착됐다. 열차는 녹색 차체에 노란색 선이 들어간 21량짜리다. 이 열차가 지나가는 베이징 시내 선로 주변에는 무장 경찰이 배치되는 등 이례적인 경비가 이뤄졌다. NNN은 "이 열차는 2011년 김정일이 방중 때 탔던 특별 열차와 매우 닮았다"고 전했다.

북한 전문 뉴스 채널인 데일리NK도 이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역에 이날 거대한 가림막이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문이 현지에서 돌고 있다고도 전했다. 김정은은 지난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 특사단을 만난 이후 3주 넘게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모종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중국에 설명하기 위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여정은 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 김정은의 친서를 갖고 한국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