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두려워 말고 적극 활용하라… 2050년엔 AI가 모든 직업 대체… 실직 아니라 새 직업 갖게될 것"
"무역전쟁이요? 전 크게 우려하지 않습니다. 물리적 교역보다 디지털 교역이 급성장하고 있어요. 여기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글로벌 1위 컨설팅업체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의 조나단 워첼(Woetzel·53) 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중국에 있는 빌딩을 한국 건축가가 설계하고, 인도에 있는 의사가 한국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세상"이라며 "이런 기술·서비스의 글로벌 이동은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나단 워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한국은 인재가 무기”라며“미래는 비극이 아닌 해피엔딩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맥킨지 글로벌연구소는 현장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인재들만 모아 1990년 설립한 맥킨지 유일의 싱크탱크(두뇌집단)로, 2017년 미 펜실베이니아대학이 꼽은 세계 최고 민간 싱크탱크에 올랐다. 1985년 맥킨지에 입사한 워첼 소장은 맥킨지의 최고 '미래 연구가'로 꼽히며, 그가 발간하는 보고서는 컨설턴트들의 필수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다. 1985년부터 홍콩과 상하이에서 근무한 중국통이기도 하다. 글로벌연구소도 2003년 급성장하는 중국에 사무소를 추가로 열었다.
그는 "중국의 50%는 아직 도시화가 안 돼 있고,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미래 성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이 주도할 것이며, 미국이 아무리 막으려 해도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시장경제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지만, 선진국보다 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기업에 무엇을 하지 말라고 사전 규제하지 않습니다. 일단 시장에 맡겨 놓고 3~5년 지켜보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그때 규제하죠. 여기에다 저임금 노동력과 풍부한 자본, 크나큰 소비자가 있습니다. 이런 무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 혁신의 원동력입니다." 이런 시장 덕분에 알리바바·텐센트 같은 '테크 공룡'들이 성장했고, 전 세계 유니콘(시장 가치 10억달러가 넘는 스타트업 기업·260여개) 3분의 1이 중국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런 무궁무진한 시장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에서 맨 앞좌석을 꿰차고 있는 것입니다." 워첼 소장은 "이런 나라를 옆에 뒀다고 두려워하기보다,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는 시장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인재가 무기였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지금 4차산업 혁명의 출발이 늦었다고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생각을 유연하게 바꾸고 빠르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는 미래엔 지금 있는 직업이 100% 사라지고, 인공지능(AI) 로봇과 자동화 기계가 이를 모두 대체한다고 전망한다. 2030년엔 전 세계 노동자 15~30%(4억~8억명)가 일자리를 잃고, 2050년엔 모든 직업이 자동화로 대체된다는 것이다. 다만 모두가 실직자가 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이런 도구와 기술을 활용하는 다양한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이고, 사람들은 평생 2~3번은 직업을 바꿔야 할 겁니다." 이 때문에 한국처럼 대학 입시에 교육 에너지를 집중하는 구조는 미래에 큰 효용성이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교육자'의 교육보다는 '고용자'의 교육이 훨씬 중요해집니다. 새로운 기술·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직업 교육을 위해 고용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가 필요하겠죠."
그는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는 미래 사회가 우울하게 그려지지만, 오히려 해피엔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실직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될 겁니다. 또 인간은 육체노동에서 벗어나 더 창조적이고,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물론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