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28 03:00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

제조업 쇠퇴로 흉물된 포블레노우, 도시재생으로 명소로 탈바꿈
노후 공공시설·빈 점포·폐공장은 청년 스타트업·문화공간으로
야당 "선거 겨냥한 선심성 정책"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포블레노우(Poblenou)는 방직산업의 중심지로 번성하다가 1960년대 제조업 쇠퇴로 도심 속 흉물이 된 지역이다. 스페인 정부와 바르셀로나시(市)는 2002년 '22@바르셀로나 프로젝트'라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황폐해진 구(舊)도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포블레노우는 ICT·미디어 등 첨단기술 관련 기업 8000여 곳과 문화·주거시설이 융합된 혁신 공간으로 탈바꿈했고, 바르셀로나의 관광명소가 됐다.

정부가 2022년까지 전국 250개 지역을 '한국판 포블레노우' '한국판 아마존 캠퍼스'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당정협의를 열고 낙후된 구도심 250곳을 도시재생과 청년 창업 등을 주도하는 혁신 거점으로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발표했다. 도시재생 뉴딜은 5년간 총 50조원을 투입해 낙후 지역 500곳을 정비하고 관련 일자리를 만드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이다.

구도심을 청년창업 등 혁신 거점으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노후 공공시설, 빈 점포, 폐공장 등을 청년 스타트업 창업과 문화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도심에 조성할 250곳의 혁신공간 중 핵심은 청년층을 위한 창업공간과 임대주택, 각종 공공서비스 지원센터 등이 결합한 복합시설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해마다 20곳 이상, 총 100여 개 지역을 선정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02년부터 쇠퇴한 도시 환경 개선을 추진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포블레노우 지역은 ICT 기업 등이 대거 입주한 혁신적인 산업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2002년부터 쇠퇴한 도시 환경 개선을 추진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포블레노우 지역은 ICT 기업 등이 대거 입주한 혁신적인 산업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Jorge Franganillo·Flickr

국토부는 "250곳의 거점은 지자체 수요 조사를 근거로 정한 목표치로 구체적인 사업 지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는 구도심 지역엔 주변 시세 50% 이하의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할 수 있는 창업 인큐베이팅 사무실이 마련된다. 청년 창업가나 도시재생 활동가들은 낮은 금리로 주택도시기금을 빌리거나 보증 등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소규모 주택정비, 노후 건물 개량 지원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에는 노후 저층 주거지를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정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도시재생 사업지에 도서관이나 체육시설 등 생활 인프라를 선진국 수준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가로(街路)주택 등 소규모 정비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택도시기금을 융자해주고 통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지원한다. 주민이 원하는 생활편의 서비스를 공동 구매·관리하는 '마을관리 협동조합'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이 주체가 돼 도시재생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다. 지역 건축가나 설비·시공자 등을 지정해 창업공간을 빌려주거나 초기 사업비 등을 지원해 노후 건축물 개량을 돕는 '터 새로이 사업자' 제도가 도입된다.

지역 상권이 살아난 뒤 원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시재생 지역에 상생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의무화된다.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당 쪽에서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부의 선심성 정책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국의 침체한 구도심을 혁신 창업공간으로 개발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노후 주거지에 도서관 등을 짓는 것도 '마을 가꾸기' 수준에 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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