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28 00:18

마스크·필터·공기청정기 업체, 26~27일 이틀간 20% 넘게 올라
3년간 수익률 분석해보니 봄 상승률이 1년 전체보다 높아
무더위·한파 테마주와 반대… 결국 매도 타이밍에 승패 갈려

중국발(發) 고농도 미세 먼지의 습격으로 한반도가 '회색 지옥'에 갇혔다. 대기 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각종 대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미세 먼지를 반기는 것들이 있다. 바로 미세 먼지 관련 테마주(株)다. 주로 보건용 마스크, 미세 먼지 필터나 공기청정기 제조 업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세 먼지 테마주들은 대기오염도가 심해질수록 상한가를 친다. 수도권에 미세 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26일과 27일 주요 미세 먼지 테마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일부 종목은 이틀간 주가가 20% 넘게 올랐다. 그런데 최근 3년간 날씨와 관련된 테마주들의 성적을 비교해 봤더니, 미세 먼지 테마주들은 날씨의 영향을 상당히 받았지만 무더위나 한파(寒波) 관련 테마주들은 뚜렷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봄이면 뜨는 미세 먼지 테마주

미세 먼지가 심하면 관련 테마주 주가는 무조건 오를까. 27일 금융 정보 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최근 3년간(2015~2017년) 연중 미세 먼지가 가장 심한 봄 기간(3~5월)에 주요 미세 먼지 테마주들의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해당 연도 전체의 수익률보다 높았다. 즉, 미세 먼지가 심했던 것과 관련 주가의 상승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 미세 먼지 테마주로는 전문가 추천을 받아 나노(미세 먼지 촉매 필터 생산), KC코트렐(매연 저감 장치 생산), 웰크론(미세 먼지 마스크 제조), 위닉스·코웨이(공기청정기 제조) 등 10개를 선정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2017년 미세 먼지가 심한 3~5월의 주요 테마주들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38%, 10.7%, 10.5%였다. 이는 해당 종목들의 연간 수익률을 웃돈다. 2015~2017년 주요 미세 먼지 테마주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20.5%, 2.4%, 10%였다. 작년에는 봄이라고 해서 미세 먼지 테마주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지는 않았지만, 2016년에는 연간 수익률 대비 4배 넘게 높았다. '웰크론'의 경우 2015년 3~5월 사이 204.8%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더위, 한파 테마주는 '날씨 효과' 거의 없어

다른 날씨 관련 테마주들의 성적은 어떨까. 대표적인 날씨 테마주인 무더위나 한파 관련 종목들은 미세 먼지와 달리 날씨와 주가 간의 뚜렷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 와이즈에프엔은 무더위 테마주로는 하나투어(여행)·롯데칠성(음료)·빙그레(빙과류) 등 6개 종목을, 한파 테마주로는 한국가스공사(난방)·경동나비엔(보일러)·영원무역(겨울철 의류) 등 8개 종목을 조사 대상으로 정했다. 분석 결과 무더위 테마주는 2015~2017년 여름철(6~8월)에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더위가 왔다고 해서 관련 주식을 사들이지는 않은 것이다. 겨울철(11~1월) 한파 테마주는 작년에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세 먼지 테마주와는 달리 날씨에 맞지 않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무더위 테마주의 연도별 여름철 수익률은 각각 -0.5%, -14.2%, -10.4%였다. 한파 테마주는 같은 기간 -6.8%, -5.9%, 16.1%를 기록했다.

"테마주, '묻지마 단타 매매'는 위험"

전문가들은 모든 테마주가 그렇듯 날씨 테마주도 단순 연관성만을 생각하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모든 테마주에 뚜렷한 호재(好材)가 있고, 그에 따라서 주가가 일시적 등락을 보일 수 있지만 결국에는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의해서 주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봄 주가가 4.5% 상승한 KC코트렐과 지난 2015년 봄 주가가 18.6% 오른 위닉스의 경우, 그해 전체 수익률이 각각 -19.6%, -16.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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