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정부'가 날려버린 서민 일자리 12만개
입력 : 2018.04.12 03:18 | 수정 : 2018.04.12 04:11
17년만에 실업률 최악… "최저임금 인상·부동산 규제 여파"
2월에 이어 3월에도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청년 일자리 대란(大亂)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민간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베이비부머 에코 세대(91~96년생)가 취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고용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이유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와 건설 경기 위축 등을 꼽는다.
◇실업률 4%대인데 왜 고용 위기?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월 실업률은 4.5%로 3월 실업률로는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4%대 실업률은 겉으로는 여전히 양호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라는 미국의 3월 실업률이 4.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실업률이 5.5% (2017년 말 현재)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실업률은 15세 이상 인구 중 경제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 중 일자리가 없는 사람을 집계한다. 따라서 경제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없으면 아예 실업률 집계에서 빠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독 취업 준비, 구직 단념, 육아, 가사 등으로 경제활동 참여 의사가 없는 사람이 많아 실업률이 낮게 나오는 착시 현상이 발생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중 취업 준비생과 일할 의사가 없는 니트족만 합쳐도 179만1000명, 전체 청년층의 17.4%에 달한다.
따라서 일자리 상황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하려면 고용률이나 일자리 수 증가 추이를 봐야 한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는 실업률은 3.7%로 OECD 35개 회원국 중 여섯째로 양호하지만, 고용률은 66.7%로 24위에 그쳤다. 미국은 70.5%, 일본은 75.7%로 고용률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
◇실업률 4%대인데 왜 고용 위기?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월 실업률은 4.5%로 3월 실업률로는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4%대 실업률은 겉으로는 여전히 양호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라는 미국의 3월 실업률이 4.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실업률이 5.5% (2017년 말 현재)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실업률은 15세 이상 인구 중 경제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 중 일자리가 없는 사람을 집계한다. 따라서 경제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없으면 아예 실업률 집계에서 빠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독 취업 준비, 구직 단념, 육아, 가사 등으로 경제활동 참여 의사가 없는 사람이 많아 실업률이 낮게 나오는 착시 현상이 발생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중 취업 준비생과 일할 의사가 없는 니트족만 합쳐도 179만1000명, 전체 청년층의 17.4%에 달한다.
따라서 일자리 상황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하려면 고용률이나 일자리 수 증가 추이를 봐야 한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는 실업률은 3.7%로 OECD 35개 회원국 중 여섯째로 양호하지만, 고용률은 66.7%로 24위에 그쳤다. 미국은 70.5%, 일본은 75.7%로 고용률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
인구가 증가하는 한 일자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함께 늘어나야 고용이 정상을 유지할 수 있다. 대부분 전문가는 경제 규모와 인구 증가세로 볼 때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30만명 정도 늘어나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2월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4000명에 그친 데 이어 3월에도 11만2000명 증가에 그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한국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그동안 쌓였던 우리 경제의 불균형 문제들이 이제 본격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기업 대부분이 한계에 몰려 있어 고용 여력이 있는 기업이 열 곳 중 한 곳이 될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민 일자리 '빨간불' 켜졌다
2월 고용 악화를 한파와 설 연휴 탓으로 돌렸던 정부는 3월 고용 쇼크의 원인은 '기저 효과'에서 찾고 있다. 지난 정부 때인 지난해 3월 취업자가 워낙 많이 늘어난 탓에 올해는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실제 취업자 증가 폭은 20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관광객 감소 등 다른 영향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다수 전문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직접적으로 미치는 업종으로 알려진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의 취업자 수가 지난해 3월보다 각각 9만6000명과 2만명 감소했다. 또 상용직 근로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만8000명 증가한 반면 최저임금에 더 민감한 임시 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는 각각 9만6000명, 1만6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와 무급 가족 종사자를 합쳐 8만4000개 일자리가 사라진 것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건설 경기 악화도 고용 쇼크에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커서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 31만7000개 중 3분의 1 이상인 11만5000개 일자리가 건설업에서 생겨났다. 그런데 부동산 규제 강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 미분양 등으로 건설 투자가 감소하면서 건설업에서 만드는 일자리가 크게 둔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3월에는 건설업에서 늘어난 일자리가 16만8000개였지만, 올해 3월에는 그 숫자가 4만3000개로 급감했다.
그런데 2월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4000명에 그친 데 이어 3월에도 11만2000명 증가에 그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한국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그동안 쌓였던 우리 경제의 불균형 문제들이 이제 본격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기업 대부분이 한계에 몰려 있어 고용 여력이 있는 기업이 열 곳 중 한 곳이 될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민 일자리 '빨간불' 켜졌다
2월 고용 악화를 한파와 설 연휴 탓으로 돌렸던 정부는 3월 고용 쇼크의 원인은 '기저 효과'에서 찾고 있다. 지난 정부 때인 지난해 3월 취업자가 워낙 많이 늘어난 탓에 올해는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실제 취업자 증가 폭은 20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관광객 감소 등 다른 영향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다수 전문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직접적으로 미치는 업종으로 알려진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의 취업자 수가 지난해 3월보다 각각 9만6000명과 2만명 감소했다. 또 상용직 근로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만8000명 증가한 반면 최저임금에 더 민감한 임시 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는 각각 9만6000명, 1만6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와 무급 가족 종사자를 합쳐 8만4000개 일자리가 사라진 것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건설 경기 악화도 고용 쇼크에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커서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 31만7000개 중 3분의 1 이상인 11만5000개 일자리가 건설업에서 생겨났다. 그런데 부동산 규제 강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 미분양 등으로 건설 투자가 감소하면서 건설업에서 만드는 일자리가 크게 둔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3월에는 건설업에서 늘어난 일자리가 16만8000개였지만, 올해 3월에는 그 숫자가 4만3000개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