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출사표 "제 맘속엔 文정부 성공만 가득"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문재인 정부와 함께 서울의 10년 혁명을 완성하고 싶다"며 3선(選)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시작일(18일)을 6일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늦어도 24일까지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당내 대항마로 나선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얼마든지 역전은 가능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발표한 출마선언문에서 "이제 서울은 새로운 미래의 도전을 시작한다"며 "지난 6년의 서울시정의 경험과 실력으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갈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또 "2022년 서울에 사는 보통 사람들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 자유롭고 정의로운 삶, 서로가 사랑하고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서울은 촛불광장 정신을 일상의 민주주의로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주요 공약으로 ▲성평등 도시 서울 ▲부양의무제도 폐지 ▲전기자동차 8만대 보급 ▲2019년 100주년 전국체전 서울·평양 공동개최 추진 등을 들었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준비한 평양과 서울 교류 정착에 관해서도 빛을 볼 날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출마 선언 장소로 민주당사를 선택했다. 박 시장은 2011년에는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2014년 재선 도전 때는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출마 선언을 했었다. 이를 두고 "경쟁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 약점으로 지적되는 '당심(黨心)'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시장은 출마 선언 직전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도 맸다.

민주당 경선에는 일반여론조사와 함께 권리당원 투표가 50% 반영된다. 경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권리당원은 친문(親文)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박 시장에 대해 "3선에 성공하면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식의 견제구를 던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 시장은 이날 '대선 출마론'에 대한 질문에 "제 맘속에는 시민들의 더 나은 삶과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만 가득하다"고 했다. 다분히 권리당원 표심을 의식한 답변이었다. 박 시장은 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 출마에 대해선 "저는 민주당의 후보로서 민주당 비전과 정체성을 가지고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만 했다.

박 시장 출마 선언에 대해 경쟁자인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박 의원은 "2011년 박 시장은 당의 입당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아 있었고 두 번째 시장선거 때에도 '나 홀로 유세'를 한다며 당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며 "이번엔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니 씁쓸하긴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선거 막바지에 당사를 방문한다고 해서 당원의 마음이 돌아설까 의문"이라며 "민주당의 정통성 있는 후보가 서울시장이 될 차례"라고 했다. 또한 박 의원은 "박 시장 지지율은 40%대로 떨어져 하락세가 눈에 보인다"고, 우 의원은 "(박 시장 득표율이) 50%를 넘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 결선이 거의 확정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박 시장 측 관계자는 "본게임은 이제 시작"이라며 "박 시장이 여유 있게 당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13일 TV 토론을 거친 후 18~ 20일 본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23~24일 이틀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