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보이그룹 '위너', 2집 앨범 '에브리데이' 발매 멤버 탈퇴·긴 공백기에도 상승세 "동방신기·신화처럼 장수하고파"
데뷔 초반엔 "공허해"와 "센치해"를 외치더니 이번엔 "영화나 볼래, 조조?"라며 밝게 묻는다. 4인조 보이그룹 '위너'가 지난 4일 발매한 2집 타이틀곡 'Everyday'에서다. 최근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강승윤(메인보컬·24), 이승훈(래퍼·26), 송민호(래퍼·25), 김진우(보컬·27)는 그 노랫속 가사가 그대로 튀어나온 듯 밝고 장난기 많은 모습이었다. 송민호는 필름카메라 세 대를 품에 끼고 다닌다. "사진 찍기가 취미예요. 최근에 필름 10통을 한 번에 현상해 사진 400장을 한 장씩 봤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웃는 모습이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이들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과 연이 깊다. 김진우를 제외한 강승윤, 이승훈, 송민호는 각각 '슈퍼스타K', 'K팝스타', '쇼미더머니'에 출연했었다. '위너'라는 팀 색깔에 맞추느라 각자의 고민도 많았다. 강승윤은 "데뷔 후 5년 동안 '슈스케' 때 이미지를 벗느라 노력했다"고 했다. "혹여 제가 불렀던 '본능적으로' 같은 어쿠스틱 곡 이미지에 위너 음악이 갇혀버릴까 봐서요." 이번에 내놓은 2집에서도 데뷔 초창기 보컬 위주의 팝발라드를 버리고 오히려 일부러 목소리를 왜곡시킨 사운드를 들고 나왔다. 이들은 "데뷔 때부터 이어진 감성적인 이미지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다. 위너만의 색을 좀 더 다양하게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2집을 내놓은 보이그룹 위너의 이승훈, 강승윤, 김진우, 송민호(왼쪽부터). 멤버 탈퇴와 긴 공백기를 거쳐 지난해부터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들은 “생명력이 긴 팀이 되고 싶다”고 했다. /YG엔터테인먼트
이들은 데뷔 초 빅뱅 다음을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데뷔곡 '공허해'는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성공적으로 출발하는 것 같았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대부분 아이돌이 계속 음원을 발표하며 쉬지 않고 활동했던 것과 달리 '신비주의'란 말을 들을 만큼 공백기가 있었다. 2016년 곡을 쓰고 메인보컬을 맡던 멤버 남태현까지 탈퇴했다. 팀이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왔다.
멤버들은 "지난해 4월 4인조로는 처음 선보인 곡 '릴리 릴리'가 전화위복이었다"고 했다. 이 곡이 국내 보이그룹 중 최초로 음원 차트 순위 100위권 내에 머문 상태에서 스트리밍 1억 회에 도달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도 진출하며 다시 연예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릴리 릴리'가 발매됐던 날짜가 4월 4일. 송민호는 "'4' 자가 부정적인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우리한테만큼은 행운의 부적 같은 숫자"라며 "모든 걸 이 숫자와 연결짓는다"며 웃었다. 이번 앨범명 표기를 'Everyd4y'라고 했고 발매일도 4월 4일로 정한 이유다.
위너는 '동방신기'나 '신화'를 닮고 싶다고 했다. "군대 다녀와서도 여전히 팬들과 함께 공연을 하며 오래 팀을 유지하는 게 대단하다"는 이유에서다. 송민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돌'은 공장형으로 찍어내는 듯 실력없다는 꼬리표가 붙는게 속상했다. 하지만 대중 탓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앨범 작사·작곡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참여한다고 했다. "우리 덕분에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깨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물론 아이돌 수명은 짧은 편이지만, 하는 데까진 계속, 오랫동안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