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녀 세라, 어른의 안부를 묻다|박내선 지음|행복한 시간|318쪽|1만4500원
"동화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고?"
이 책은 '백설공주' '미운 오리 새끼' '신데렐라' 등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 문구를 다시 끄집어낸다.
"신데렐라, 너의 새끼손가락엔 다른 사람들이 온몸에 갖고 있는 친절보다 더 많은 친절이 담겨 있다." 신데렐라 엄마의 유언은 그동안 신데렐라를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신데렐라를 왕비로 만든 건 미모가 아니라 친절과 따뜻함. 신데렐라는 자신을 구박하는 계모와 언니들에게 친절했고 개·고양이·쥐에게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마냥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다. '시간을 절약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부족한 것이 많아졌다'(모모) 같은 문구는 시간을 쪼개 쓰는 일을 미덕으로 여기는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플랜더스의 개'에서는 "나에게도 파트라슈 같은 좋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먼저 넬로 같은 친구가 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일깨운다.
파트라슈가 따뜻한 친구가 된 건, 버려진 그를 데려다 이름을 주고 보살핀 넬로의 행동이 먼저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어릴 적 동화를 다시 찾아 읽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