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28 00:45

오늘, 그림이 말했다

오늘, 그림이 말했다

우정아 지음 | 휴머니스트 | 400쪽 | 2만2000원


미술관에 가면 이런 의문을 품는다. "이렇게 보는 게 맞나?" 미술을 공부하면서 봐야 한다는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명작을 그린 화가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었다. 실패에 마음이 꺾이기도 했고, 사랑의 열기에 달뜨기도 했으며,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일상의 순간을 마주하듯 그림을 본다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이 책은 "미술을 잘 몰라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일, 여성, 사랑, 우울, 소비, 실패, 이상, 죽음 등의 주제에 맞춰 그림을 골랐다. 시간 순으로 나열하는 미술사 방식에서 벗어나 사람과 인생을 두고 작품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수잔나와 장로들', 조지아 오키프의 '검은 아이리스', 주디 시카고의 '디너 파티' 등 역사 속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을 엮어 2000여 년 전의 그림에서나 20세기 한국에서나 여성들의 삶은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스텍 인문사회학부에서 미술사를 가르치는 우정아 교수는 "사람의 이야기를 가운데 두고 나니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던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고, 너무 유명해서 식상했던 작품들이 달리 보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