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 잘된 기성복을 고르는 것도 좋다. 무게감 있는 장면엔 스리피스 정장이 어울리고, 전면에 단추가 두 개씩 달린 더블 브레스티드 정장은 강인함을 표현하는 데 제격이다. 영화 '킹스맨'의 의상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체형에 자신이 없을 때 좀 더 당당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최근엔 고지라인(재킷의 넓은 깃과 뒤쪽 칼라가 만나는 곳)이 낮은 재킷과 허리 위로 높이 올라오는 긴 바지가 인기다. 이헌 패션 칼럼니스트는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에 폭이 넓은 타이를 매칭하면 남성적 우아함이 돋보인다"고 했다.
◇발등 살짝 덮는 바지 + 스니커즈='패기'
신입 변호사인 박형식(고연우 역)의 슈트는 20대 사회 초년생이 참고하면 좋다. 박형식은 클럽 모나코 등 좀 더 캐주얼한 대중적 브랜드를 입었다. 1~2화에서 그의 바지 끝단은 자주 캔버스 운동화를 반쯤 덮었다. 셔츠도 깃 양쪽을 단추로 여밀 수 있는 버튼다운 스타일에 면 소재를 써서 슈트와 캐주얼의 중간 정도 느낌. 타이는 중간 정도 폭에 주로 단색을 맸다. 니트 소재도 즐겨 착용했다. 감색, 회색 등 무늬가 없는 단색 정장에 타이 역시 단색으로 깔끔함을 강조한다. 박형식의 스타일리스트 이윤경씨는 "극이 진행될수록 일과 패션 모두 점점 진화한다. 예전 디올 옴므 스타일처럼 호리호리하면서도 몸에 꼭 맞는 의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성복도 몸에 맞게 수선하면 맞춤 양복의 느낌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리 선이 꼭 맞도록 수선하고, 발목 끝에 바지 끝이 닿게 재단해 구두가 드러나게 하면 훨씬 세련돼 보인다.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 평소 입던 청바지와 검은 티셔츠 대신 입고 나온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정장은 다른 의미에서 그의 '전투복'이었다. 의회 분위기에 잘 맞췄다며 '아임 소리 슈트(I'm sorry suit)'로 불린 남색 정장. 자기 체형보다 다소 크고 나이 들어 보이는 스타일이었다. 해외 매체들은 "영악한 벤처 갑부가 아닌 순진한 청년 이미지를 연출하려 덜 세련된 옷을 고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