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10 03:00 | 수정 : 2018.05.10 11:53

[드라마 '슈츠'로 본 정장 스타일]

격식있는 자리에선 넓은 깃 재킷, 사회 초년생은 단색 정장·운동화
바짓단은 발목 끝에 맞춰 세련되게

'슈트(suit·법률소송)를 위해, 슈트(양복)를 입은 그들이, 욕망의 슈트(카드의 무늬)를 좇는 이야기'를 그린 KBS 드라마 '슈츠(Suits)'.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실력 못지않은 변호사들의 패션 감각도 그려내 화제다. "변호사에게 슈트는 갑옷"이라는 극 중 주인공 대사처럼, 일종의 '남성 슈트 스타일 교과서'이기도 하다. 대형 로펌 대표 변호사 최강석 역 장동건과 신입 변호사 고연우 역 박형식의 스타일에는 '남자의 전투복' 슈트 스타일의 비법이 숨어 있다.

두 줄 단추 재킷 + 폭넓은 타이='경륜'

장동건의 슈트는 클래식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부드러운 색감으로 변화를 준다. 장동건의 스타일을 담당한 인트렌드 권혜미 실장은 "격식 있어 보이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추구했다. 어깨선이 잘 살고 허리가 잘록한 패턴 슈트를 입으면 목부터 몸의 선이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장동건의 슈트는 예전부터 애용했던 디자이너 톰 포드의 작품. 깃이 뾰족하게 오른 '피크트 라펠' 재킷을 자주 입는데, 일반적 양복 상의 스타일인 노치트 라펠보다 좀 더 격식 있어 보인다. 단추가 일렬로 달린 싱글 브레스티드 재킷을 입을 때는 맨 밑 단추는 열고 셔츠는 재킷보다 1.5㎝ 정도 나오게 입는 게 보통이다.

드라마 슈츠로 본 정장스타일

재단이 잘된 기성복을 고르는 것도 좋다. 무게감 있는 장면엔 스리피스 정장이 어울리고, 전면에 단추가 두 개씩 달린 더블 브레스티드 정장은 강인함을 표현하는 데 제격이다. 영화 '킹스맨'의 의상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체형에 자신이 없을 때 좀 더 당당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최근엔 고지라인(재킷의 넓은 깃과 뒤쪽 칼라가 만나는 곳)이 낮은 재킷과 허리 위로 높이 올라오는 긴 바지가 인기다. 이헌 패션 칼럼니스트는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에 폭이 넓은 타이를 매칭하면 남성적 우아함이 돋보인다"고 했다.

발등 살짝 덮는 바지 + 스니커즈='패기'

신입 변호사인 박형식(고연우 역)의 슈트는 20대 사회 초년생이 참고하면 좋다. 박형식은 클럽 모나코 등 좀 더 캐주얼한 대중적 브랜드를 입었다. 1~2화에서 그의 바지 끝단은 자주 캔버스 운동화를 반쯤 덮었다. 셔츠도 깃 양쪽을 단추로 여밀 수 있는 버튼다운 스타일에 면 소재를 써서 슈트와 캐주얼의 중간 정도 느낌. 타이는 중간 정도 폭에 주로 단색을 맸다. 니트 소재도 즐겨 착용했다. 감색, 회색 등 무늬가 없는 단색 정장에 타이 역시 단색으로 깔끔함을 강조한다. 박형식의 스타일리스트 이윤경씨는 "극이 진행될수록 일과 패션 모두 점점 진화한다. 예전 디올 옴므 스타일처럼 호리호리하면서도 몸에 꼭 맞는 의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성복도 몸에 맞게 수선하면 맞춤 양복의 느낌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리 선이 꼭 맞도록 수선하고, 발목 끝에 바지 끝이 닿게 재단해 구두가 드러나게 하면 훨씬 세련돼 보인다.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 평소 입던 청바지와 검은 티셔츠 대신 입고 나온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정장은 다른 의미에서 그의 '전투복'이었다. 의회 분위기에 잘 맞췄다며 '아임 소리 슈트(I'm sorry suit)'로 불린 남색 정장. 자기 체형보다 다소 크고 나이 들어 보이는 스타일이었다. 해외 매체들은 "영악한 벤처 갑부가 아닌 순진한 청년 이미지를 연출하려 덜 세련된 옷을 고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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