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16 00:09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간담회

"현재 7조원 수준인 롯데의 온라인 쇼핑몰 매출을 2022년까지 20조원으로 키워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굳히겠습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롯데쇼핑이 롯데 온라인 사업의 견인차가 돼 롯데를 대한민국 최고의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취임 1년 2개월 만에 처음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올해부터 5년간 총 3조원을 투자해 롯데의 온라인 사업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업계 3위 수준인 온라인 매출을 4년 뒤 1위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2022년 온라인 매출 20조 목표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등 계열사들이 각기 운영하던 8개 온라인 쇼핑몰을 오는 8월 롯데쇼핑 산하에 신설되는 'e 커머스 사업본부'로 통합한다. e 커머스 사업본부는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온라인 시스템 인력과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합한 기구다. 700여 명이 통합 온라인 몰 운영을 전담한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최근 온라인 전문 계열사 롯데닷컴을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통합 온라인몰은 202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의 온라인 사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2022년까지 온라인 사업 매출을 20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의 온라인 사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2022년까지 온라인 사업 매출을 20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강 대표는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고객 3800만명의 구매 데이터를 통합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 계열사 간 경계를 따지지 않고 고객별로 맞춤형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오프라인 매장 1만1000여 곳을 배송 거점으로 삼아 계열사 간 '배송 경계'도 없애기로 했다. 온라인 몰에서 물건을 산 고객들이 롯데하이마트롯데슈퍼 등 계열사 매장에서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음성을 통해 상품을 추천하고 상품 구매까지 연결하는 '보이스 커머스' 시스템도 2022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이날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발표했다. 온·오프라인 사업을 융합하는 온라인 몰 사업 구상이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오프라인 사업에 도움을 주고, 오프라인의 핵심 역량을 온라인에 활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동빈 회장이 2014년부터 추진 중인 '옴니 채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옴니 채널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한데 묶어 시너지를 내는 새로운 방식을 말한다. 통합 온라인 몰은 중소 협력사와 상생의 장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롯데는 온라인 몰이 없는 협력사에 온라인 유통 채널을 마련해 주고, 마케팅과 배송, 교환, 환불까지 전 과정에 걸쳐 지원할 방침이다.

"온라인도 1위 하겠다"

롯데는 지난 2000년 롯데닷컴을 설립하며 국내 유통 대기업 중 처음으로 온라인 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업계 1위의 지배력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롯데닷컴과 롯데아이몰(홈쇼핑) 등 8개 온라인몰이 각자 자기 사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패션·뷰티와 가전 등 부문에서는 계열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한 경우도 있었다.

반면 유통업계 라이벌인 신세계그룹은 2014년 신세계백화점의 신세계몰과 이마트의 이마트몰을 'SSG닷컴'으로 통합하며 발 빠르게 앞서 나갔다. 온라인 몰 2곳에서 따로 취급하던 상품을 한꺼번에 비교·검색하며 고객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다. 통합 당시 1조원대 초반이었던 신세계의 온라인 몰 매출은 지난해 2조원으로 3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강 대표는 "현 단계에서 신세계가 롯데보다 온라인 사업을 더 잘하고 있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롯데는 신세계에 없는 다양한 오프라인 채널을 갖고 있고, 회원 수도 2배라는 점을 이용해 경쟁에서 우위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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