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18 03:13

[金 "자유민주주의 신념 확실하면 같이할 수 있다" 밝혀]

安 "金후보, 박원순 이길수 있나… 나는 1대1로 겨루면 이길수 있다"
朴후보 "중요한 것은 나 자신… 선거뒤 평양 방문, 남북교류 논의"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 "같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는 "김 후보가 (나처럼)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다시 시장에 당선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후보가 처음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안 후보도 종전과 달리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긋지는 않은 것이다. 야권에선 "단일화를 위한 양측의 탐색전이 본격 시작됐다"는 말이 나왔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소신과 신념이 확실하다면 동지로서 생각하고 같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 후보가 우리와 같이할 의지가 있다면 능히 같이할 수 있고,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야권 일각에서 거론돼온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김 후보 본인 입으로 처음 거론한 것이다.

이에 안 후보도 "김 후보의 발언 의도를 살펴본 뒤 입장을 말하겠다"면서 "(단일화에 부정적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달리 김 후보는 박원순 후보가 다시 당선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후보가 이날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안 후보도 이에 대해 여지를 남겨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양측 간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후보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3파전으로 가선 김·안 후보 모두 승산이 거의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안 후보가 이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박원순 3선 저지'를 각각 거론한 것은 단일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명분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양측 관계자들은 최근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6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이날 "안 후보는 민주당에서 국회의원, 당대표를 했고 많이 중도화하긴 했지만 아직 정치적 신념이 잘 형성돼 있지는 않다"고 했다. 안 후보도 "'박원순 대 김문수' (구도가) 된다면 김 후보가 이길 수 있느냐. 백이면 백 아니라 말한다"며 "저는 박 후보와 일대일로 대항하면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시민들이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 보고 판단할 것이고 (나에게) 표를 모아줄 것"이라고도 했다. 서로 자신이 박 후보의 맞상대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야권에선 "단일화 협상을 내다본 신경전이 시작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정치권 관계자는 "단일 후보를 내도 박 후보를 이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단일화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원순 후보는 이날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쟁 후보라기보다는 저 자신"이라고 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후보직을 양보받은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아름다운 인연이 있지만 이미 세월이 흘러서 당 소속도, 나아가는 길도 달라졌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에 대해선 "낡은 패러다임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이날 "평창올림픽 때 북한 대표단에 내년 서울 전국체전의 평양 참가 등의 문제를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지방선거가 끝나면 평양을 방문해 남북 교류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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