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25 01:43

[자세와 건강]

누워서 TV 보기·짝다리 '나쁜 자세'… 척추 틀어지거나 체중 쏠리면 안돼
각종 통증에 집중력 저하까지 유발, 신체 양쪽 고루 쓰고 스트레칭해야

나쁜 자세가 요통·두통 등 온갖 통증과 만성피로·소화장애·집중력 저하의 원인일 수 있다.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근육·인대가 긴장하고 수축하며, 그 다음에는 척추·골반·어깨 같은 뼈가 틀어진다. 뼈들의 불균형은 각종 이상 증상을 일으킨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우리 몸의 소화·순환·호흡 등을 관할하는 자율신경은 척추를 중심으로 분포해 있는데, 틀어진 척추나 뭉친 근육으로 인해 압박을 받으면 피로·소화장애·집중력 저하 같은 각종 이상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나쁜 자세로 척추 뼈가 비뚤어지면 척추관 안을 지나는 신경줄기가 손상되고 혈류도 원활하게 흐르지 않아 통증은 물론이고 장기 기능까지 떨어진다"고 말했다.

◇척추 곡선 깨뜨리는 자세가 나쁜 자세

바른 자세는 척추의 본래 형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다. 옆에서 봤을 때 목뼈는 완만한 C자형 곡선으로, 등뼈는 완만한 S자형 곡선으로 정렬돼 있어야 한다. 우리 몸은 어느 한쪽의 균형이 깨지면 다른 부위도 연쇄적으로 균형이 깨진다. 척추가 기울면 골반·어깨까지 연쇄적으로 틀어진다.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대표적인 나쁜 자세는 ▲누워서 TV 보기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하기 ▲다리 꼬기 ▲한쪽 다리만 힘주고 서있기 ▲무거운 가방 한쪽으로만 메기 ▲한 방향으로만 자기 ▲양반다리 하기 ▲쪼그려 앉기 ▲하이힐 신기 ▲바지 뒷주머니에 지갑이나 휴대전화 넣기 ▲한쪽 허리만 쓰는 운동하기 등이다. 이런 자세는 척추의 본래 형태와 대칭을 깨뜨리는 공통점이 있다. 이동엽 원장은 "처음에는 근육과 인대가 긴장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3~6개월 이상 계속되면 척추·관절 등 뼈가 틀어진다"고 말했다.

◇나쁜 자세가 일으키는 질환

그래픽=김하경
▷각종 통증=자세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근육은 이를 바로 맞추려고 과도하게 긴장·수축한다. 이 과정에서 근육 내에 분포하는 혈관이 압박되고, 통증 유발 물질들이 배출되지 못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요통, 두통, 어깨 통증이다. 가천대 간호대에서 여대생 2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 있을 때 한쪽 다리에만 힘을 주는 습관, 턱을 괴는 습관, 가방을 한쪽 어깨에 메는 습관 등이 요통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허리·목디스크=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는 몸을 숙이면 앞쪽이 찌그러지고 뒤쪽이 부푸는 모양으로 변했다가 몸을 펴면 원상태로 회복된다. 그러나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구부린 자세를 오래 취하면 디스크가 찌그러진 상태로 있게 되고, 탱탱했던 디스크의 탄성이 점차 떨어진다. 그러면 척추 뼈 사이의 간격은 좁아지고 척추도 휘게 된다. 처음에는 요통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만성피로=나쁜 자세가 계속되면 근육은 불균형한 몸을 복원시키기 위해 과도한 에너지를 쓴다. 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최우성 의무원장은 "자세가 구부정하면 뒷목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을 하는데, 뒷목이 뻐근하면 두통과 함께 피로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동엽 원장은 "내과적 질환 등 특별한 피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자세가 바른 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집중력 저하=뇌로 가는 혈관 가운데 가장 압박을 받기 쉬운 부위가 목을 통과하는 혈관이다. 목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뇌로 가는 혈관이 눌려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소화장애=위는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아 의식하지 않아도 잘 운동한다. 나쁜 자세로 자율신경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위 연동운동이 잘 안 돼 소화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활력 저하·정서장애=영남대에서 척추측만증 학생과 정상 학생 간의 체력과 정신 건강 차이에 대해 분석한 결과, 척추측만증 학생들은 정상 학생들에 비해 활력이 낮고, 피로·정서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았다.

◇스트레칭만 잘해도 체형 바로 잡아

평소 척추의 본래 형태를 잘 유지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그래픽〉. 또 양쪽 몸을 골고루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면 가방을 한쪽으로만 메지 말고 양쪽으로 번갈아 메야 한다. 이왕이면 배낭이 낫다. 양반다리도 안 하는 것이 좋지만, 한다면 올라가는 다리를 항상 바꿔야 한다. 최우성 원장은 "앉을 때는 의자 등받이에 등과 엉덩이를 밀착시켜야 한다"며 "의자에 의지하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동엽 원장은 "스트레칭을 매일 10~ 30분만 해도 근육의 피로가 풀리고 비뚤어진 체형을 교정할 수 있다"며 "스트레칭 운동 중에서는 필라테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인대 등에 무리가 가므로 최소 1시간에 한 번은 일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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