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샌드위치는 간식 또는 한 끼 때우는 대용식'이란 인식이 바뀌고 있다. 샌드위치 전문점이 늘고 있고 그만큼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테면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31% 늘었고 올해에만 매장 22곳을 새로 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음식평론가 강지영씨는 "특히 20~40대 여성들은 밥 대신 빵을 식사로 점점 더 선호한다"고 했다.
◇우리 입맛엔 일본·베트남 샌드위치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종류는 '다마고산도' '가쓰산도' 등 일본식 샌드위치다. 다마고산도는 달걀 샌드위치, 가쓰산도는 돈가스 샌드위치의 일본 말이다.
일본인 입맛에 맞게 만들어졌으나 우리에게도 거부감 없이 친근하다. 삶은 달걀을 으깨 넣는 도쿄식과 달걀말이가 들어가는 오사카식이 있다. 가쓰산도는 도쿄 유흥가 우에노 지역에서 개발됐다는 설이 있다. 한입 크기로 잘라놔 우에노의 게이샤(기생)들이 립스틱이 지워지지 않고도 먹을 수 있어 인기를 얻었다는 설이다.
동양적인 맛으로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도 있다. 베트남은 오랫동안 프랑스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프랑스 식문화에 친숙하다.
아시아에서 가장 맛있는 바게트를 만드는 나라이기도 하다. 껍질이 얇고 바삭한 베트남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 한쪽에 액젓·고춧가루 등을 섞은 반미 소스를, 나머지에는 마요네즈와 버터 섞은 소스를 발라준 다음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와 양상추·오이·당근무절임·쪽파·고수 등 각종 채소로 채운다. 든든하면서도 샐러드를 먹은 듯 산뜻하다.
◇밥보다 든든한 샌드위치
고기와 치즈가 듬뿍 들어가 밥보다 더 든든한 샌드위치도 각광받는다. '쿠반 샌드위치(Cuban Sandwich)'가 대표적이다.
'쿠바식 샌드위치'란 뜻이나 쿠바에는 없다. 서울 연남동 '탬파' 강근민 대표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쿠바 출신 노동자들의 값싸고 든든한 식사로 개발됐다"고 했다. 탬파 스타일과 마이애미 스타일이 있다. 훈제 돼지고기와 햄, 치즈를 기본으로 하되 탬파 스타일은 살라미 소시지가, 마이애미 스타일은 피클이 들어간다.
필리 치즈스테이크 샌드위치는 1930년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이탈리아계 이민자인 패트와 해리 올리비에리 부부가 개발했다. 얇게 썬 소고기를 뜨거운 철판에 기름 살짝 두르고 볶아 길쭉한 빵에 채워 넣고 치즈를 올려 녹인다. 처음 먹으면 "불고기 아니냐"고 할 정도로 친숙한 맛이면서 웬만한 식성이라도 하나 먹으면 배부를 정도다.
'스뫼레브레드'는 빵 2장 사이에 재료가 들어가는 일반 샌드위치와 달리, 빵 한쪽 위에 재료를 얹는다.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라고도 부른다. 서울 연남동 '그레인'은 스뫼레브레드를 요리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완두콩을 갈아 만든 페스토 소스와 아보카도, 토마토, 각종 곡물, 루콜라, 양파 피클 등을 듬뿍 올려 아래에 있는 호밀빵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