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31 03:02

국토부, 전국 공시지가 발표

지난해 전국 땅값이 2008년(10.05%)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상승률이 6.28%였다. 제주와 부산, 대구 땅값이 많이 올랐고, 서울에서는 소위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라 불리는 강북권 한강 인접 지역이 강남권과 더불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국토교통부는 "올 1월 1일 기준 전국 토지 3309만 필지 개별 공시지가 상승률이 작년 5.34%를 뛰어넘는 6.28%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전국 땅값 총액도 5098조원으로 작년보다 320조원가량 늘었다.

수도권(5.37%)보다 지방(광역시 8.92%, 시·군 7.2%)이 훨씬 더 많이 올랐다. 정부 청사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각종 개발사업, 동계올림픽 관련 사업 등으로 토지 수요가 늘어난 곳에서 땅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마포·용산·성동구 상승률 높아

작년 한 해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단연 강남권이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1~3위를 송파구(16.1%), 강남구(13.7%), 서초구(12.7%)가 싹쓸이했다.

그러나 '땅값'은 달랐다. 마포구가 11.9%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서초구(8.8%), 성동구·용산구(각 8.1%), 강남구(7.8%) 순으로 강북권 강세가 두드러졌다. 마포는 아현동 등 재개발사업과 홍대 상권의 확대가 땅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용산은 한남동 재개발 지역, 성동은 서울숲공원과 성수 전략정비구역이 땅값 상승을 이끌었다. 서울 전체로는 6.8% 올라 작년 상승률(5.3%)을 크게 웃돌았다.

시·도별로 공시지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올해도 제주도였다. 17.5% 올랐다. 2016년부터 3년째 1위다. 다만 상승폭은 27.7%→19%→17.5%로 줄고 있다. 2위는 부산(11%), 3위는 세종(9.1%), 4위는 대구(9%)였다. 한정희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제주는 신화역사공원 개장과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 부산은 센텀2지구 산업단지 조성과 주택재개발 사업, 세종은 기반시설 확충 및 제2경부고속도로에 대한 기대감 등이 땅값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시·군·구별 상승률 1~4위도 제주·부산이었다. 제주 서귀포시 18.7%와 제주시 16.7%, 부산 동래구 15%와 해운대구 13.6% 순이었다. 5위는 연구개발특구가 조성되고 있는 전남 장성군(13.3%)이었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하락한 곳은 없었다.

종부세 내는 비싼 땅, 세부담 더 는다

공시지가는 재산세·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며, 건강보험료 산정과 기초노령연금 수급 대상자 결정 등에도 활용된다. 개별 공시지가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대다수 토지 소유자들이 부담해야 할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도 늘어난다.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종부세 대상 고가(高價) 토지는 땅값 상승률보다 더 많이 오른 세금이 부과된다.

전국 개별지 중 가장 비싼 땅인 서울 중구 충무로1가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 매장(170㎡) 공시지가는 3.3㎡당 작년 2억8460만원에서 올해 3억129만원으로 5.9% 올랐다. 원종훈 국민은행 WM컨설팅부 세무팀장 계산에 따르면, 이 토지 주인은 소유한 다른 땅이 없다고 가정하면 보유세로 작년보다 7.7% 더 많은 8139만원을 내야 한다.

제주도 제주시 연동 263-15 토지(2만4745㎡)는 공시지가가 전년 대비 18% 뛰었고, 그에 따른 보유세는 작년보다 23% 오른 4억8638만원이 된다.

공시지가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공시지가는 보수적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작년에 실제 땅값이 급등한 지역은 향후 2~3년간 공시지가가 조금씩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공시지가는 부동산 공시 가격 알리미(www.realtyprice.kr)와 시·군·구 민원실 등에서 다음 달 29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재산세 관련 사항은 국세청 세미래콜센터(국번 없이 126)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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