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6.01 23:34

'우리 몸 연대기'
우리 몸 연대기|대니얼 리버먼 지음|김명주 옮김|웅진지식하우스|592쪽|2만2000원

평발, 녹내장, 알츠하이머, 고혈압, 부정교합, 간경변, 골다공증, 당뇨병…. 이 책에 따르면, 이런 수많은 질병의 원인은 '불일치'로 추정된다. 우리 몸의 많은 특징이 인류가 진화한 과거 환경에서는 '적응'이었으나 현대엔 '부적응'이 됐다는 것이 '불일치 가설'. 예를 들어 치즈버거처럼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고 남는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려는 경향은 오늘날엔 '부적응'이지만, 과거엔 유용한 '적응'이었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살빼기 시도는 대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도넛을 먹고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어하는 원시적 본능과 어떻게 싸워야 할지 아직 모른다."(242쪽)

저자는 인간 두개골 진화와 맨발 달리기 연구로 유명한 하버드대 교수. "진화를 알고, 예방 가능한 질병은 미리 막는 '현명한 환자'가 되자"고 말한다. 인류의 진화 단계별로 우리 몸의 특징들이 어떤 자연 선택을 거쳐 진화해왔는지 좇는 지적 여정이 다큐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하다. 동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만족 못한 독자에게 권한다. 고인류 뼈를 직접 만지며 얻은 저자의 혜안에는 넘을 수 없는 깊이 차이가 있다"며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