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슈퍼 루키, 최혜진

최혜진은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루키다. 아마추어로 한국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후 만 18세가 되는 생일날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 데뷔 약 4개월만에 첫 승을 했다. 루키로 풀 시즌을 시작하는 올해 출발도 좋다. 지난 2월 미국LPGA투어인 SPS한다위민스호주오픈에서 2위를 차지했다.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여자오픈’은 폭설과 강한 바람 속에서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국내 개막전을 끝낸 다음날 제주도에서 그녀를 만났다.

시즌 준비는 어떻게 했나?
미국 LA에서 한 달동안 훈련을 했다. 위창수 코치와 함께 했고, 약점이었던 쇼트 게임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100m 이내의 거리에서 볼을 컨트롤 하는 부분이나 퍼팅과 홀 주변에서의 트러블 샷의 정확도를 높이는 부분을 위주로 연습을 많이 했다. 작년보다 확실히 자신감이 더 생겼다.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여자오픈’은 어땠나?
아쉬운 부분이 많다. 4라운드 경기였는데, 날씨의 변수가 많아 2라운드가 취소돼버렸다. 첫날 경기가 만족스럽지 않아, 다음 라운드에서 만회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연이어 취소되는 바람에 만회할 기회가 줄었다. 또 오전 티오프였는데, 날씨로 인해 계속 클럽하우스에서 대기를 해야만 해 힘든 부분이 있었다. 스폰서 대회이다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기대에 못미쳤던 것 같다. 이제 스타트 했으니 남은 대회는 잘 해보려고 한다.

게임이 잘 안풀렸던 이유는?
전지 훈련에서 보완했던 쇼트 게임이 생각보다 잘 안풀렸고, 찬스가 왔을 때 잡지 못하고 미스를 했던 부분이 제일 크다.

가장 아쉬운 홀은?
1라운드 1번 홀이다. 트리플 보기를 했다. 롯데스카이힐골프장이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바람에 대비해 낮은 탄도로 샷을 연습하고 있었다. 하지만 첫 홀에서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원래대로 높은 탄도의 샷을 치려다보니 실수가 나왔다. 티 샷했던 볼은 살아있었지만, 상황이 안좋았다. 그래서 잠정구 선언을 하고 다시 치게됐다.

‘슈퍼 루키’로 불린다. 부담은 없나?
프로로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슈퍼 루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럴 때면 쑥스럽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3언더파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썩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이것 밖에 못했냐’라는 말을 들을 때 부담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아마추어로 우승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첫 승했을 때 어땠나?
마지막 날, 선두와 타수 차이가 워낙 많이 났었다. 9타 정도였던 것 같다. 그래서 우승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도 못했다. 전 라운드까지 퍼팅이 잘 안풀려서, ‘오늘은 퍼팅할 때 신경을 좀 더 써야지’라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다. 그러다보니 퍼팅이 잘 됐고, 자연스레 전반적인 플레이가 다 잘 풀렸다. 후반 16번 홀에서 샷 이글을 하고나서야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팅을 짧게 하는 바람에 파로 마무리 했다. 마지막 한타로 인해 아쉬울 수 있겠다라고만 생각했다. 홀아웃을 하니 갑자기 날씨가 안좋아지더라. 날씨도 도왔고, 운도 좋았다.

아마추어일 때 프로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과감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
아마추어여서 오히려 더 편했던 것 같다. 프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았다. 1년에 4번 정도였다. 출전했을 때 해보고 싶은 거 다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더 공격적으로 했던 것 같다.

아마추어와 프로로 전향했을 때 다른 점?
내가 느끼기에 크게 다른 점은 모르겠지만,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추어 때는 이번 대회에서 잘 못해도 경험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래서 편하게 해보고 싶은 건 다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가 되고 나서는 순위가 계속 남아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스코어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성격은 어떤가. 플레이 스타일과 닮았나?
완전 다르다. 플레이 할 때는 완전히 집중하는 편이다. 평소에는 장난끼가 많다.

플레이에서의 장점과 단점은?
샷이 잘됐거나 혹은 안됐을 때, 그 하나에 사로잡혀서 크게 생각 하지 않는다. 실수를 해도 그 부분에 연연하지 않는 게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 그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은 좀 적은 것 같다.

롤 모델은?
롤 모델을 정해두진 않았다. 대신 다양한 선수의 샷을 보면서 장점만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한다. 최근 미국LPGA 대회에 다녀와서 느낀 건 퍼팅 스타일이 좀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은 그린이 느린 경우가 많아, 강하게 쳐야할 때가 많다. 그래서 스트로크를 세게하는 스타일이다. 미국LPGA 선수는 부드럽게 터치만 하는 데도 볼이 다 굴러가는 걸 눈여겨봤다.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LPGA와 한국LPGA투어의 다른 점은?
선수의 역량이다. 한국에도 잘하는 선수가 너무나도 많다. 미국LPGA에서 느낀 건 1등부터 꼴등까지 실력 차이가 거의 없다는 거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등수가 차이 나는 것 같다.

해외 투어까지 소화하느라 힘들 것 같다. 체력 관리는?
대회 중간에도 틈틈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 관리에 신경을 쓴다. 특히 메인 스폰서인 롯데가 트레이너 코치도 지원한다. 대회마다 트레이너 코치가 함께한다. 대회가 끝나고 나면, 마사지도 해주고 선수 케어에도 신경쓴다. 그덕에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다.

대학생이다. 어떤 대학 생활을 해보고 싶나?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에 입핵했다. 다른 친구처럼 소소한 대학 생활을 해보고 싶지만, 대회가 많아서 학교 생활을 많이 즐기진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새로운 친구도 많이 사귀고, 수업에도 많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에 처음 대학교 과제를 해봤다. 평소에 컴퓨터로 워드를 쳐볼 일이 없었는데, 이런 것이 새로운 경험이 되는 것 같다. 골프 이외에도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좋았다.

올해 욕심나는 대회는?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그리고 한국여자오픈. 국가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많이 출전했던 대회이기도 해서다.

앞으로의 목표?
올해의 목표는 신인상이다.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할 예정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랭킹 1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한다. 목표를 위해 하나하나 이뤄나갈 것이다.

개막전 이후 스케쥴은?
어떤 대회에 나갈지 아직 확실히 결정되지 않았다. 우선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고, 국내 투어에 집중할 예정이다.

■ 최혜진 프로필
ㆍ나이 : 20세
ㆍ프로 데뷔 : 2017년 8월
ㆍ우승 : 3승.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오픈, 보그너MBN여자오픈우승(이상 2017년, 아마추어 자격), 효성챔피언십withSBS(2018년)


자료 제공 : THE GOLF (www.the-gol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