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예·적금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5월 은행 수신 증가액은 24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조6000억원)의 10배에 육박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국이 제로(0)나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면서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자, 예·적금은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2년 전만 해도 국내 은행들의 정기예금 실질 이자는 0%대였다. 하지만 미국이 2016년 말부터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쏠쏠한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만한 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이자는 연 2% 정도다. 올 들어 두 차례 금리를 올린 미국은 연내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는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은행과 저축은행 수신 금리는 꾸준히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높은 이자를 받으며 여윳돈을 맡겨 둘 만한 예·적금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자 큰 차이 없으면 적금보다 예금이 유리
일반적으로 예·적금 이자는 은행보다는 저축은행이 높다.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낮은 신용도 등으로 외부에서 저리(低利)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기준 금융감독원 금리 공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은행과 저축은행 중 정기예금 기본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유진저축은행과 동원제일저축은행이다. 금리가 연 2.9%에 달한다. 1000만원을 1년간 넣어두면 세금(15.4%) 떼고 24만534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NH저축은행과 안양저축은행이 연 2.85%의 금리로 뒤를 이었다. 정기예금 금리가 높은 상위 10곳이 전부 저축은행이었다. 은행 중에서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케이뱅크(연 2.25%)였으며, 카카오뱅크와 광주은행이 연 2.2%로 뒤를 이었다. 금리 상위권은 대부분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이 올랐다. 정기적금 금리도 저축은행이 높았다. 금리가 연 3% 이상인 곳이 총 8곳인데, 전부 저축은행이다. 안양저축은행(연 3.2%)이 가장 높았다. 은행 중에서는 수협은행(2.6%)과 케이뱅크(2.55%)가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보통 적금 금리는 예금 금리보다 1~2%포인트가량 높은데, 실제로 적금이 이자를 많이 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예금은 목돈에 한꺼번에 이자가 붙지만 매달 돈을 넣는 적금은 만기 중 남은 기간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기 때문이다. 예컨대 예금과 적금 금리가 연 3%로 같고, 만기가 1년이라고 할 때, 1200만원을 정기예금에 넣을 경우 세금 포함해 연간 36만원(1200만×3%)의 이자를 벌 수 있다. 반면 1200만원을 12개월로 나눠 100만원씩 넣을 경우, 첫 달에 넣은 100만원에 대해서는 1년치 이자인 3만원이 붙지만 두 번째 달에 넣은 100만원에 대해서는 11개월치 이자인 2만7500원의 이자만 붙는다. 이런 식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가 줄어들어 최종적으로 받는 이자 총액은 19만5000원에 그친다. 같은 금리의 예금보다 46%가량 이자가 적다. 금리가 연 2.5%인 예금은 금리가 연 4.62%인 적금과 이자 수령액이 비슷하다.
◇우대금리 1~2%포인트 더 챙길 수 있어
은행과 저축은행은 각종 조건을 걸고, 예·적금 상품에 우대 금리를 적용하기도 한다. 은행 입장에서 예금보다는 이자 부담이 덜한 적금 상품에 우대 금리를 많이 얹는 편이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금융권 전체에서 최고 우대금리가 가장 높은 적금은 우리은행의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으로 금리가 최대 연 4.7%다. 기본금리 연 1.8%에 첫 거래, 급여·연금·공과금 이체, 신용카드 거래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 가입자를 대상으로 최대 연 4.6%의 금리를 주는 'OK VIP 정기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아주저축은행은 최대 연 4.5%의 금리를 주는 '삼삼오오함께만든적금'을 판매 중이다. 3명 또는 5명 이상이 동시에 가입할 때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의 우대 금리가 붙는다. 예금상품 공동 구매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IBK썸통장(자유적립식)'은 온라인으로 가입하고, 가입한 사람끼리 팔로(친구 추가)해 합산 거래 실적이 기준치를 넘으면 최대 연 4%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